시리아 '훌라 학살'에서 살아남은 11살 소년 "새벽 3시 군인들 들이닥쳐 엄마 쏘고 나와 동생에 난사"

2012. 5. 29.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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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의 '훌라 학살'에서 살아남은 11세 소년이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8일(현지시간) 가족 6명이 살해되는 끔찍한 현장에서 소년은 총알이 자신을 빗나가자 얼굴에 피를 묻히고 죽은 척해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시리아 정부군이 소년의 집에 찾아온 것은 지난 26일 새벽 3시쯤. 이미 몇 시간 전 정부군 탱크가 반정부군의 근거지인 훌라에 무차별 폭탄 공격을 시작했다.

군인들은 탱크에서 내려 소년의 집을 향해 5발을 쐈다. 그들은 소년의 아버지와 형, 삼촌을 찾았다. 이름까지 알고 있었다.

"엄마가 소리쳤어요. 남편과 아들을 왜 찾느냐고, 원하는 게 뭐냐고요. 그러자 수염을 기른 대머리 군인이 엄마를 기관총으로 쐈어요. 그리고 다섯 살 여동생도, 남동생의 머리와 등에도 발사했어요. 제 앞에서 동생의 영혼이 육체에서 떠나는 것을 봤어요."

"그들은 저도 쐈지만 총알이 스쳐가 맞지 않았어요. 그들이 그 사실을 알아챌까봐 너무 두려웠어요. 얼굴에 피를 바르고 죽은 척했어요."

일가족을 몰살시킨 군인은 소년의 집에서 TV 3대와 컴퓨터 한 대를 약탈해 떠났다. 집을 나가는 중에 하필 군인이 찾던 소년의 아버지와 형, 삼촌이 들어왔고, 군인은 세 명 모두를 죽였다.

가디언은 시리아 반정부조직인 혁명위원회를 통해 소년을 만날 수 있었다. 신문은 소년의 안전을 위해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소년은 군인이 정부군 소속인 것을 어떻게 아느냐는 질문에 "왜 그들이 누구냐고 묻는가. 나는 그들이 누구인지 안다. 우리 모두 알고 있다. 그들은 정부군이며 우리는 그들과 싸우고 있다. 이것은 진실이다"라고 답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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