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월 위기설' 증폭
ㆍ경상수지 적자 전환·주가 최저·도산 급증
일본 경제에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1월 경상수지가 13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데 이어 주가는 연일 버블 붕괴 후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2월 기업의 도산건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나 늘어났다. 특히 3월 결산기업들의 대폭적인 실적 악화가 예상되고 있어, '3월 위기설'이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10일 도쿄증시의 닛케이 평균주가는 전날보다 31.05포인트(0.44%) 하락한 7054.98로 마감했다. 전날 기록한 버블 붕괴 이후 최저치를 갈아치운 것이며 1982년 10월6일(6974.35)이후 26년 5개월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주가 하락이 지난해 증시 공황에 의한 투매 때문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조금씩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물경제의 악화에 따른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지난해 4·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연간 기준으로 마이너스 12.7% 성장했다는 발표가 나온 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장 이탈도 가속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하락세가 계속될 경우 대형 은행들의 타격이 불가피해진다는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3월 결산에서 적자로 전락하는 은행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의식한 은행들이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대출을 죌 경우 기업에까지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민간조사회사인 데이코쿠데이터뱅크에 따르면 지난 2월 부채총액 1000만엔 이상 도산 기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늘어난 1131곳으로 나타났다. 이 중 100억엔 이상 부채를 안고 쓰러진 기업이 14곳이며 판매부진과 자금난으로 인한 '불황형 도산'이 924건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요미우리신문은 10일 "은행의 재무상황이 악화되면 대출을 꺼리게 돼 기업들의 자금조달에 커다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며 "경기 악화가 가속되면 '3월 위기'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도쿄 | 조홍민특파원 dury129@kyunghyang.com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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