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리더 노리는 일본

2008. 11. 1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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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에 신흥국 융자용 1천억弗 출자 제안방침(도쿄=연합뉴스) 이홍기 특파원 = 일본이 미국발 금융위기를 기회로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역할의 대폭적인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금융위기가 불거지자 10년 전에 겪은 금융위기 극복 경험과 1조 달러에 육박하는 보유외환을 토대로 적극적인 제안 등을 통해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일본은 미국 리먼브러더스 증권사의 파탄으로 금융불안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미 정부에 금융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공적자금 투입을 촉구하는 등 미국의 공적자금 투입 결정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은 14일부터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주요 8개국(G8) 및 신흥국 등 20개국(G20)이 참가하는 긴급 금융정상회의의 성사를 주도했음은 물론 2차회의를 일본에서 주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일본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역할 강화 등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제안을 하며 논의를 리드하고 있다. 금융위기의 직접적 타격을 덜 받고 있는데다 보유외환 등 막강한 자금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오는 G20 정상회의에서 외환보유액 가운데 약 10%에 불과한 1천억 달러를 IMF에 별도로 출자해 신흥국 대상 긴급지원융자 자금으로 사용되도록 하는 제안을 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민간자금 유입이 줄어들고 있는 아시아 각국의 자금조달을 지원하기 위한 자금지원 구상도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가 표명할 예정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신흥국 대상 긴급지원 융자는 IMF가 자금부족에 빠질 경우 긴급융자 등의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일본의 9천800억 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액의 일부를 IMF에 대부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은 자국뿐 아니라 많은 외화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과 중동 산유국에도 IMF에 대한 추가 출자를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일본의 구체적인 출자 방법은 향후 결정될 예정이나, 당분간은 외환보유액 가운데 예금으로 갖고 있는 10조엔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보유 중인 미국채 등을 매각할 경우 미국의 장기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미국채를 대부해 IMF가 이를 담보로 자금을 조달토록 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일본은 이와 함께 한국 등 아시아 각국의 금융 지원을 목적으로, 아시아 각국의 정부와 민간기업이 연대해 외화가 필요한 국가에 기동적으로 자금을 제공하는 시스템의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 각국에서 금융위기로 구미 금융기관이 자금을 거둬가고 있는 가운데 인프라 정비와 중요 프로젝트 추진 등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오는 12월 열리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 한·중·일 3국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IMF 역할과 신흥국에 대한 자금 지원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은 세계 금융위기를 놓고 미국과 유럽에 대한 신흥국의 불만이 증폭됨에 따라 이 기회를 이용해 경제대국의 존재를 과시, 장차 세계 경제의 리더로 부상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최근의 금융위기를 계기로 미국 경제와 달러화의 존재감이 이전에 비해 크게 약해질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일본은 앞으로 있을 기축통화의 다극화 시대를 맞아 엔화의 역할에 대한 기대와 함께 착실한 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쿄의 한 금융소식통은 일본이 14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중·일 재무장관 회담에서 한국에 제시할 양국간 통화스와프 한도 인상에 대해서도 "한미 양국간 통화스와프협정 체결로 한국이 미국에 의존하게 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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