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봉 日배드민턴감독 "왜 日선택?..약체 업그레이드 원했을뿐"

입력 2016. 8. 3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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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서도 금메달이 목표..지도자로 인정받아 뿌듯" "한일 실력 이제 막상막하"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일본 배드민턴 대표팀을 이끄는 박주봉 감독(왼쪽)이 18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센트루 파빌리온4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복식 결승전 마쓰토모 미사키-다카하시 아야카(일본) 대 크리스티나 페데르센-카밀라 리터 율(덴마크) 경기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후 환호하고 있다. 박 감독은 일본 여자 배드민턴 대표팀을 세계 최정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6.8.19

"도쿄올림픽서도 금메달이 목표…지도자로 인정받아 뿌듯"

"한일 실력 이제 막상막하"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셔틀콕의 황제', '배드민턴의 전설' 박주봉(52)이 요즘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폐막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그가 감독으로 있는 일본 배드민턴 대표팀이 여자복식 결승전에서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에서 배드민턴 대표팀을 이끄는 그를 지난 30일 도쿄 시부야(澁谷)에 있는 일본배드민턴협회 인근에서 만났다.

그는 12년 전 일본팀 감독을 맡았던 이유에 대해 "실력이 약한 선수를 업그레이드 시켜보고 싶었다"며 "이제 지도자로서 인정받은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4년 뒤 열릴 도쿄올림픽에서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금메달이 목표"라고 답했다.

다음은 박 감독과의 일문일답.

-- 일본대표팀 감독으로 가게 된 배경은.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일본 배드민턴 대표팀을 이끄는 박주봉 감독이 18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센트루 파빌리온4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복식 결승전 마쓰토모 미사키-다카하시 아야카(일본) 대 크리스티나 페데르센-카밀라 리터 율(덴마크) 경기에서 선수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2016.8.19

▲ 선수 은퇴후 영국에서 2년 감독을 했고, 배드민턴이 국민 스포츠인 말레이시아에서 3년 감독생활을 했다. 이후 배드민턴 후진국을 방문, 트레이닝 캠프에 참가했는데 1년 정도 지나고 나니 현장감이 떨어졌나 싶더라. 그때 일본에서 요청이 왔다. 선수들 실력을 향상하자는 마음으로 지도를 시작했다. 당시에는 일본의 배드민턴 실력이 약했기 때문에 한 번 업그레이드 시켜보고 싶었다. 지도자로서의 자신감이자 목표였다. 처음 일본대표팀 감독을 시작했을 땐 지금처럼 크게 이슈가 되지 않았다.

-- 왜 일본을 선택했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하는가. 한일은 특수관계 아닌가.

▲ 왜 하필 일본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느냐, 한국에서 하면 안 되느냐는 얘기를 전해 들은 적이 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경기 때는 한일전에서 패배한 일본팀 선수가 코트에 바람이 불었다고 말한 내용이 보도되면서 일본 언론을 통해 한국의 에어컨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한국 쪽에선 나를 원망하는 듯했고 일본 쪽에선 왜 한국인 감독을 기용해서 이런 말이 나오게 하느냐는 얘기를 들었다. 나도 그런 아픔이 있다. 한국인 지도자로서 능력을 인정받고 싶다. 그동안 경기에선 한국에 많이 지기도 했다. 이번 올림픽에선 한국을 이겼다기보다는 일본 선수가 좋은 성적을 냈다는 데 의의를 둔다. 배드민턴계에서 한일은 가장 가까운 나라다. 세계배드민턴연맹 회의에서 호흡을 맞춰나가는 밀접한 관계다.

-- 한국 배드민턴을 평가한다면.

▲ 1980년대 초반까지는 일본의 실력이 매우 우수했는데, 이후 한국이 우위에 서게 됐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요즘 한일 배드민턴 수준은 막상막하라 할 수 있다. 한국팀이 이번 올림픽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것이 너무 안타깝다. 충분히 성적을 낼 수 있는 선수들도 있었다. '후배들'도 성적이 좋았으면 했는데…. 미안함도 든다. 현장에서 지켜봤을 때 한국도 잘했고 일본도 잘했다.

-- 평소 일본 대표팀 훈련은 어떻게 하나.

▲ 감독을 맡기 전 평소 일본 선수를 보면 재능은 있는 것 같은데 결과에선 항상 져 '조금만 더 하면 될 텐데'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2008년 도쿄에 한국의 태릉선수촌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국립트레이닝센터(NTC)가 생기면서 배드민턴 전용구장도 생겼다. 나는 선수들보다 항상 먼저 훈련장에 나온다. 지도자로서 나의 철학은 코트 안에서 선수와 함께 움직이고 호흡하는 것이다. 뛰다 보면 문제점이 파악된다. 선수들도 훈련시간에는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알고 있다. 시합에서 지면 혼을 낸다. 최선을 다했고 열심히 했는데도 안되는 경우는 어쩔 수 없다. 그러나 긴장해서 코트에서 아무것도 못 하고 의욕도 안 보이는 건 용납할 수 없다.

-- 선수들에게 엄격한가.

▲ 감독과 선수 사이에는 어느 정도의 '선'을 유지해야 한다. 나는 재미는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훈련시간이 끝나면 선수에게 농담도 건다. 내가 선수였을 땐 과정을 더 소중히 여겼고 결과는 그것에 따라 오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감독이 되고 나니 성적이 따라주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재계약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박주봉 일본 배드민턴대표팀 감독이 지난 30일 도쿄 시부야 일본배드민턴협회 인근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도쿄올림픽이 4년 뒤 열린다. 목표는.

▲ 이번 올림픽 출전 이전에 일본배드민턴협회로부터 이미 도쿄올림픽까지 감독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계약을 1년 단위로 하고 있어 올 시즌도 아직 기간은 남아있다. 만약 내가 감독을 계속하게 되면 홈그라운드에서 열리는 차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하게 될 것이다. 올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냈던 일본 선수들이 4년 뒤에도 출전할 수 있다. 만만치 않을 것이다.

-- 배드민턴의 매력은.

▲ 부친이 전주시내 초등학교 교사 재직 시 만든 배드민턴부에서 어렸을 때부터 형, 누나 옆에서 배드민턴을 접했다. 어디로 날아들지 모를 무게 5g의 셔틀콕을 라켓으로 받아칠 때의 쾌감과 상대방의 생각을 읽고 앞을 내다보는 경기진행, 민첩성과 순발력을 필요로 하는 고유의 특성이 매력이다. 자신의 전략에 따라 상대방을 무력화하는 것이 묘미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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