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유치팀, IOC위원 측에 돈 건네..佛검찰 수사"
영국 일간지 "싱가포르 비밀 은행계좌로 17억원 송금"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일본이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측에 거액을 송금한 사실이 포착돼 프랑스 검찰이 수사 중이라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은 도쿄 올림픽 유치활동을 담당하던 팀에서 라민 디악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전 회장의 아들이자 IAAF 마케팅 컨설턴트로 일했던 파파 마사타 디악 측에 130만유로(약 17억3천만원)을 보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돈은 일본의 2020년 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2013년 9월을 전후로 파파 마사타 디악과 관련된 싱가포르의 비밀 은행계좌 '블랙 타이딩스'(Black Tidings)로 송금됐다.
세네갈 국적의 디악 전 회장은 2013년 IOC 위원으로 있으면서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는 러시아 육상선수들의 도핑 결과를 은폐해주고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부터 프랑스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런 정황은 프랑스 검찰이 IAAF 비리의 '몸통'인 디악 전 회장과 그의 아들 파파 디악이 2016년과 2020년 올림픽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도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다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일본의 2020년 올림픽 개최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으며, IOC로서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유치 뇌물 스캔들 이후 가장 당혹스러운 사건이 될 것이라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반면, 2020년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해당 내용에 대한 가디언의 질의에 유치 과정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면서 "관련 혐의를 알 방법이 없으며 도쿄는 가장 우수한 조건을 제시해 개최지로 선정됐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도쿄 올림픽 유치 과정을 감독한 일본 올림픽위원회는 홍보팀이 출장 중이어서 답변해줄 수 없다고 전해왔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디악 전 IAAF 회장은 1999년부터 2013년까지 IOC위원을 지냈으며 2014년 명예 위원이 됐다가 뇌물 추문이 불거진 뒤인 지난해 11월 사임했다.
세네갈 출신의 프랑스 멀리뛰기 선수였던 그는 현역 은퇴 후 세네갈에서 국회의원, 체육부 장관 등을 거쳤으며 1999년 IAAF 회장에 올라 지난해 8월까지 16년 동안 연맹을 이끌었다.
가디언은 문제의 싱가포르 비밀계좌가 라민 전 회장 아래 수십년간 이어진 IAAF 비리의 핵심 연결고리라고 지목했다.
파파 디악은 IAAF 마케팅 컨설턴트로 있던 2011년 러시아 여자 마라토너 릴리야 소부코바의 도핑 테스트 결과를 은폐해줬는데 그 대가로 받았다가 돌려준 30만유로가 '블랙 타이딩스'를 통해 전달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비밀 계좌는 파파 디악과 매우 가까운 사이로 '애슬리트 매니지먼트 앤드 서비스'(AMS)라는 회사의 컨설턴트인 '이언 탄 통 한'이라는 인물이 소유하고 있다.
AMS는 IAAF의 마케팅 권한을 가진 일본 광고회사 덴쓰의 자회사로 스위스 루체른에 본사를 두고 있다.
가디언은 디악 전 회장이 재임 시절 덴쓰의 마케팅 권한을 2029년까지 연장해준다는 결정을 단독으로 내렸다면서, 도쿄 올림픽 유치 팀이 파파 디악 측에 보낸 돈과 관련해 덴쓰가 모종의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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