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소녀상 철거' 생각만해도 가슴 찢어져"
美 LA시의회서 '공로상' 수상…"우리는 돈 원하지 않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8) 할머니는 22일(현지시간) 내주 한일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우리 위안부 피해자들이 원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역사적 진실규명과 진정한 사과"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시청에서 시의회로부터 공로상을 받은 뒤 "한일 정부가 지난해 합의한 대로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을 철거하는 대신에 재단을 세울 것이라고 들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할머니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찢어지고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면서 "일본 정부는 아직도 나와 같은 수십만 명의 피해자들에게 저지른 죄를 덮고 역사를 지우려고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원하는 것은 돈이 아니다"면서 ▲일본 정부의 군 위안부제 운영 인정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 ▲일본 의회의 공식 사과 ▲법적 배상 ▲범죄자 기소 ▲철저한 교육 ▲기림비 건립 등 7가지를 요구했다.
이 할머니는 "도쿄 한복판에 소녀상을 세워 자기 조상들이 우리에게 한 만행을 후세 사람들이 보고 기억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일본 정부가 역사를 인정하지 않으면 세계가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이 할머니는 LA 시의회 측에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기림비를 세워달라"면서 "이는 여성인권을 중시하는 LA의 상징이 될 것이고 역사 교육의 훌륭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할머니는 이날 LA 시의회로부터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군이 자행한 위안부 실상을 널리 알리고 여성인권 신장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공로상을 받았다.
앞서 이 할머니는 지난 17일 캘리포니아 주 상원으로부터 공로상을 받은 바 있다.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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