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식 특징은 情..한식 세계화, 민간서 주도해야"

2016. 3. 16. 06:3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사쿠라 도시오 일본 국립민족학박물관 교수 인터뷰
아사쿠라 도시오 교수.

아사쿠라 도시오 일본 국립민족학박물관 교수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한국 음식과 일본 음식은 쌀밥을 주식으로 한다는 점에서 비슷합니다. 하지만 한국 음식은 푸짐해요. 손님이 오면 반찬을 푸지게 차려서 고봉밥과 함께 대접하죠. 밥상을 보면 정(情)이 느껴집니다."

한국 문화와 음식 전문가인 아사쿠라 도시오(朝倉敏夫) 일본 국립민족학박물관 교수는 16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한식의 특징을 '정'으로 규정했다.

국립민족학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은 지난해 한국과 일본 음식을 비교하는 전시를 순차적으로 열었다. 특히 국립민속박물관이 지난 6일까지 개최한 '밥상지교' 전은 양국의 음식 교류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며 인기를 끌었다.

아사쿠라 교수는 "음식은 박물관에서 전시하기 까다로운 주제"라면서 "밥상지교 전은 음식의 교류와 시대상에 초점을 맞춰 사람들의 옛 추억을 불러왔다는 점에서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일제강점기 이후 한국은 일본에서 '돈가쓰'를 받아들였고, 한국의 불고기는 일본에서 '야키니쿠'가 됐다. 양국의 음식문화는 영향을 주고받으며 발전했다.

아사쿠라 교수는 "한국 음식의 특색은 일본 음식과 비교해야 가장 잘 알 수 있다"며 "밥을 비비거나, 국물에 말거나, 채소에 싸서 먹는 모습은 한국에서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90년대 후반 한국에 들어온 일본식 소고기덮밥 체인점이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이유가 '비벼서 먹는 문화'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이 음식점에는 '맛있게 드시려면 비비지 마십시오'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는데, 이 지침은 한국인의 고유한 풍습을 무시한 처사였다는 것이다.

아사쿠라 교수는 이처럼 음식은 강요와 설득의 대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식 세계화에 대해서도 "입맛이 사람마다 다른데, 정부가 관여해 조리법을 통일하거나 특정 음식을 홍보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은 뒤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는 뒤에서 지원하는 데 머물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사쿠라 교수는 한국 음식뿐만 아니라 남해 도서 지역의 변화 양상에 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 왔다.

1980년부터 전남 신안 도초면을 정기적으로 찾는 그는 "지난 30여 년간 물질문명이 섬에 침투하면서 집집마다 각종 가전제품과 현대식 편의시설을 갖추게 됐지만, 인구가 줄어 활력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이달 말에 국립민족학박물관에서 퇴임하는 아사쿠라 교수는 다음 달부터 교토 리쓰메이칸(立命館)대학에서 음식학부를 설립하는 일을 한다. 음식학부에서는 음식을 중심으로 사회학, 경제학, 경영학 등 여러 학문을 아우르는 학제간 연구를 하게 된다.

"스스로 친한파라고 생각해요. 친한국파가 아니라 친한국인파죠. 그런데 음식만큼 사람 사귀는 데 좋은 수단은 없잖아요. 그래서인지 한국 음식을 매우 좋아해요. 양국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류가 아닐까요."

psh59@yna.co.kr

☞ "수고했어요.존경합니다" '외로운 싸움'한 이세돌에 찬사
☞ 커제 "알파고 약점 찾아…이세돌보다 잘할 수 있다"
☞ 여성호르몬, 뇌기능 보호?…가임기 여성 '심장마비' 생존율 최고
☞ "컴퓨터그래픽 누드 이미지도 포르노" 日법원 첫 유죄판결
☞ 현직 형사가 가출 여고생과 성매매…경찰 수사 착수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