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朴대통령 열병식 참석은 사대주의"
일본 우익 성향 매체인 산케이신문이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기념 열병식에 참석하는 박근혜 대통령을 일본 낭인들에게 살해된 명성황후에 비유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매체의 정치부 전문위원인 노구치 히로유키(野口裕之)는 31일 인터넷판에 ‘미·중 양다리 외교는 한국이 끊지 못하는 민족의 나쁜 유산’이라는 제목의 고정 칼럼을 썼다. 이 글에서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에 대해 명성황후처럼 정세 변화에 따라 무질서한 ‘사대주의’ 행보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구치는 조선시대에도 박 대통령 같은 여성 권력자가 있었으며, 민비(명성황후를 낮춰 부르는 말)는 사대주의에 빠져 암살됐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청일전쟁 승리로 조선이 청나라의 책봉 체제에서 간신히 빠져나왔으며 이때 민씨파는 쇠퇴했다가 1895년 러시아군의 지원으로 권력을 탈환한 지 3개월 뒤 암살됐다고 언급했다. 명성황후 시해를 당시 일본 공사가 지휘했다는 사실은 거론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암살되기 전 ‘민족의 나쁜 유산’을 필두로 사대주의를 들며 개혁을 모색했다”고 험담했다. 이어 “공교롭게도 북한은 ‘나쁜 유산’을 혐오하는 자주 자립을 뜻하는 ‘주체사상’을 간판에 걸고 미국과 대립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중국에도 반발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전쟁에 중공군이 참전한 사실을 들며 “한국에 중국은 침략자인데 한국이 국가 전체의 도착(어그러짐)에 대해 아픔과 가려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거나 그에 대한 자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30일자 사설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열병식 참관 계획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의 기대에 반하는 일이며 유엔의 신뢰를 손상할 수 있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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