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왕 첫 "전쟁 깊은 반성".. 아베와 대조적

도쿄 | 윤희일 특파원 2015. 8. 16.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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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민 44% "아베 담화 긍정 평가".. 지지율 소폭 올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아베 담화)’에 대한 일본 언론의 평가는 엇갈렸다. 그러나 담화에 대한 여론은 긍정적인 쪽으로 흐르면서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키히토(明仁) 일왕은 전몰자 추도식 메시지에서 ‘전쟁에 대한 깊은 반성’을 처음으로 언급하면서 ‘과거형’ 사죄에 그친 아베 총리와 대조를 보였다.

아베 담화에 대한 일본 언론의 평가는 보수와 진보 성향에 따라 완전히 결이 달랐다. 진보 성향의 아사히신문은 사설에서 “도대체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담화인가”라고 지적한 뒤 “전후 70년의 역사에 대한 총괄로는 무척 불충분한 내용이었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이어 “일본이 침략하고 식민지 지배를 했다는 주어는 애매하게 됐으며 반성과 사죄는 역대 내각이 표명한 것을 통해 간접적으로 거론됐다”면서 “이 담화는 낼 필요가 없었다. 아니, 내지 말았어야 했다”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그러나 ‘친아베’ 성향으로 분류되는 요미우리신문은 사설에서 “(담화가) 반성과 사죄의 마음을 표시했다”면서 담화 내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사설에서 “ ‘침략’, ‘식민지 지배’, ‘반성’, ‘사죄’ 등 무라야마 담화의 핵심 표현을 모두 집어넣었다”고 후한 점수를 줬다.

한국에 대한 배려가 담화에 빠져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니혼게이자이는 “담화는 침략 대상이 된 중국을 배려하면서 식민지 지배를 한 한국에 대해서는 냉담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담화는 중국에 대한 배려를 여러 곳에 담은 반면 한국에 대해서는 언급이 적었다”고 했다.

담화에 대한 일본 국민의 여론은 긍정적인 편이었다.

교도통신이 담화 발표 이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담화에 대해 (긍정) 평가한다’는 응답은 44.2%로 ‘평가하지 않는다’(37.0%)는 답변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베 담화가 ‘과거 전쟁에 대한 사죄를 거론하는 한편 다음 세대에 계속 사죄할 숙명을 지워선 안된다’고 주장한 것이 사죄의 표현으로 적절한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적절하다’(42.7%)는 응답이 ‘적절하지 않다’(23.6%)는 답보다 훨씬 많았다. 담화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우세하게 나타나면서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도 올라간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아키히토 일왕은 일본의 패전 70주년인 지난 15일 도쿄 부도칸(武道館)에서 열린 전국 전몰자 추도식에서 ‘과거 전쟁에 대한 깊은 반성’의 뜻을 직접 밝혔다. 아키히토 일왕은 이날 추도식 메시지를 통해 “앞선 대전(전쟁)에 대한 깊은 반성과 함께, 앞으로 전쟁의 참화가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을 것을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아키히토 일왕이 전몰자 추도식에서 ‘앞선 대전에 대한 깊은 반성’이라는 말을 한 것은 처음이다.

<도쿄 | 윤희일 특파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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