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로봇 '도쿄대 입시' 응시..그 결과는?
인공지능 로봇은 일본 최고의 명문대학인 도쿄(東京)대의 입시를 뚫을 수 있을까.
도쿄대 합격을 노리고 있는 일본의 인공지능 로봇 '도로보쿤(東ロボくん)'이 최근 응시한 전국 대학입시 모의시험에서 도쿄대 합격선에는 미지지 않지만, 전국 581개 사립대 가운데 80%에 해당하는 472개 대학에는 합격할 수 있는 성적을 받았다고 3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도로보쿤'은 일본의 국립정보학연구소 등이 '인공지능개발 프로젝트'의 하나로 2011년 개발한 로봇이다. 이 로봇의 최종 목표는 도쿄대 입시에서 합격하는 것이라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도로보쿤은 지난해에 이어 2년째 모의시험에 응시했다. 영어, 국어, 수학2과목, 세계사, 일본사, 물리 등 7과목의 합계 점수는 900점 만점에 386점으로 지난해의 365점에 비해 21점 상승했다.
도로보쿤은 이번 시험에서 영어 성적을 특별히 많이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개발팀은 1000억개의 단어가 집적돼 있는 데이터베이스와 휴대전화 회사가 개발한 앱 기술을 접목시키는 방법으로 로봇의 영어능력을 향상시셨다. 200점 만점인 영어시험에서 도코보쿤은 지난해의 52점에 비해 배 가까이 높은 95점을 얻었다. 대화의 내용에 따라 상대방의 감정까지 파악해야 응답할 수 있는 질문에도 정답을 척척 골라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아직 도쿄대 합격까지는 먼 길이 남아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물체의 운동과 관련된 물리시험에서 물체를 크기가 아니라 단순한 점으로 취급하는 등 아직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교과서에서 가르치지 않는 상식이나 '사회정의' 같은 어휘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연구팀은 앞으로도 도로보쿤의 인공지능 능력을 계속 키워 도쿄대에 합격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연구팀은 사람이 푸는 문제를 로봇이 이해할 수 있는 표현양식으로 변환한 뒤 이를 사람을 통해 입력시키고 나서 도로보쿤으로 하여금 풀도록 하는 방식으로 모의시험을 치렀다. 언어처리, 기계번역, 지식처리 등의 프로그램으로 계산을 하는 과정에서 사전이나 교과서 등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지만, 일반 수험자와 마찬가지로 인터넷은 연결할 수 없도록 했다. 시험시간도 일반 수험자와 똑같이 제한했다.
<도쿄|윤희일 특파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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