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토 대지진 조선인 대학살 90주년..진상 규명 서명운동 활발

2013. 8. 30.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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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시민단체, 도쿄 등서 서명 나서다큐영화 상영·희생자 추모식도

1923년 9월1일 오전 11시58분 규모 7.9의 대지진이 일본 도쿄와 요코하마(橫浜) 등 일본 간토(關東)지방을 강타했다. 10만5000여명이 숨지거나 행방불명됐다.

대지진의 혼란 상황에서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켰다' '조선인이 우물에 독약을 넣고 다닌다'는 유언비어가 퍼졌다. 도쿄와 요코하마, 지바(千葉), 가나가와(神奈川) 등 간토 일원에서 군대와 경찰, 자경단 등에 의해 조선인 수천명이 학살됐다.

간토대지진 90년을 맞아 일본에서 조선인 학살에 대한 일본의 국가책임을 묻는 서명운동과 희생자를 추모하고 사건을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30일 "조선인 학살의 진상을 규명하려는 움직임이 한·일 양국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명운동은 2010년 9월 강덕상 재일한인역사자료관 관장 등 일본 내 조선인학살 연구자들과 지역 주민들이 모여 결성한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의 국가책임을 묻는 모임' 주도로 지난 6월 말 시작됐다.

현재 서명운동은 도쿄, 오사카(大阪), 고베(神戶) 등지에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연말까지 모은 서명 명단을 토대로 국회 중·참의원 의장 앞으로 조선인 학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청원을 낼 예정이다.

간토대지진 당시 최소 6000명 이상의 조선인들이 학살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본 정부의 소극적인 대응 등으로 아직 정확한 희생자 숫자는 물론 유골의 행방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희생자 추모 움직임도 활발하다. 31일 도쿄도 다치카와시 여성종합센터에서는 '아리랑-우호와 평화에의 염원을 담아'라는 문화행사가 열려 재일동포 오충공 감독의 간토대지진 다큐영화 '숨겨진 손톱자국'(1983년 작) 등이 상영된다. 지요다구의 메이지대에서는 간토대지진 90주년 기념집회가 열리고 군마현 후지오카시 성도사에선 위령제가 개최된다.

1일 도쿄도 스미다구에서는 일·조협회도쿄도연합회가 중심이 돼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을 거행한다.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소재 구보산묘지에서는 조선인 희생자 추모식 등 10여건의 행사가 열린다.

7일에는 학살 장소 중 하나인 도쿄도의 아라카와 하천부지에서 조선인 희생자 추모식인 '봉선화의 저녁 모임'이 열린다. 올해로 32회째다. 일본에서 '울 밑에 선 봉선화'를 불러 유명해진 이정미씨 등이 추도 노래를 부를 예정이다. 도쿄 에도가와구에 사는 재일동포 2세 정종석(70)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최근 재일한국인을 겨냥한 헤이트스피치(혐오표현) 데모가 일어나는 지금의 일본은 90년 전을 연상케 한다"고 말했다.

도쿄=김용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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