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사고 후쿠시마현 피폭 검사 '말 맞추기'
일본 후쿠시마(福島)현이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주민들의 방사능 피폭검사 결과와 관련한 전문가 공개검토회를 개최하기 전에 '말 맞추기' 비밀모임을 열어온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달 11일 후쿠시마현의 일부 어린이들이 갑상샘암에 걸린 것으로 드러난 공개 검토회 때도 현이 비밀모임을 열어 전문가들이 "원전사고와 갑상샘암은 인과관계가 없다"는 견해를 밝히도록 유도했던 정황도 드러났다.
마이니치신문은 3일 "후쿠시마현이 현 주민들을 상대로 실시 중인 건강관리 조사와 관련한 전문가 검토위원회에 앞서 사전에 전문가들을 '준비회' 명목으로 모이게 했으며 이 모임에서 조사결과에 대한 견해를 조정해왔던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전문가 검토회는 지난해 5월 야마시타 준이치(山下俊一) 후쿠시마현립의대 부학장을 좌장으로, 방사선의학 전문가 및 정부 관계자 등 19명으로 구성돼 현의 위탁에 따라 후쿠시마현립대가 실시 중인 주민 건강검사 결과에 대해 조언해왔다. 지금까지 8차례 검토회가 공개적으로 개최됐고 의사록도 공개돼왔다.
하지만 마이니치의 취재에 따르면 검토회 사무국 역할을 담당하는 현 보건복지부 관계자가 검토회 개최 1주일 전이나 회의 개최 직전에 비밀모임을 열어왔다. 이 모임은 의사록도 남기지 않았고, 모임의 존재 자체도 감춰왔다.
지난 9월11일 후쿠시마 시내에서 개최된 제8회 공개검토회 직전에도 현청 안에서 준비모임을 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은 어린이들에 대한 갑상샘 검사결과 갑상생암 환자가 처음으로 확인됐으나 전문가 위원들은 "원전사고와 암 발생에 인과관계가 없다"고 말을 맞추기로 했고, 이를 토대로 질의응답 시나리오까지 작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이날 검토회에서 전문가들은 "옛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사고로 갑상샘암 환자가 증가한 것은 4년 이후부터였다"는 점을 근거로 갑상샘암 발병과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물질 유출사고의 인과관계를 부정했다.
후쿠시마현 관계자는 마이니치 취재에 "본회의를 무리 없이 진행하기 위해 준비모임을 열어왔다"며 사실을 시인했다.
<도쿄 | 서의동 특파원 phil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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