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콘, 취소 이유도 설명안하고 있다"

2012. 5. 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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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도쿄 위안부할머니 사진전'취소 당한 안세홍씨

"1991년부터 할머니들 찍어오사카 전시도 합의했는데황당하다는 말밖에 할 수가전 예정대로 전시준비 계속"니콘사는 "개최 항의 있었다

"황당하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어요. 저는 예정대로 전시 준비를 계속할 겁니다."

지난 22일 니콘살롱 쪽으로부터 6월26일~7월9일 도쿄 신주쿠 전시장에서 열기로 돼 있던 '위안부 할머니 사진전'(포스터을 전격 취소(<한겨레> 24일치 1면)한다는 연락을 받은 안세홍(41·사진)씨는 24일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지금도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 내 우익집단이 사진전에 부정적인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전혀 예상 못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렇게 니콘살롱 쪽이 전시회 자체를 갑자기 취소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안씨가 니콘살롱 쪽에 전시회 심사를 요청한 것은 지난해 12월. 니콘살롱이 심사회를 열어 전시를 확정한 것은 지난 1월24일이었다. 이후 4개월간 진행은 순탄했다. 그는 지난 19일 나고야시에서 사진 강연회를 여는 등 적극적인 홍보에 나선 참이었다. 이날 <아사히신문> 지방판에 관련 기사가 크게 실리기도 했다. 니콘살롱의 오사카 전시장 쪽에서도 전시회를 열자는 제안이 있어서 9월13일부터 20일까지 열기로 막 합의까지 했다.

안씨가 이번에 전시하기로 했던 사진은 옛 일본군에 끌려갔다가 전쟁이 끝난 뒤 중국에 남겨졌던 위안부 할머니들의 모습을 찍은 것으로 모두 38장이다. 그는 1991년부터 위안부 할머니들의 사진을 찍어왔고, 특히 2001년부터 2005년까지 7차례 중국을 방문해 중국에 남은 위안부 할머니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일본에서 위안부 할머지 사진 전시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할머니들의 겹겹이 잡힌 주름과 한을 상징해 전시회 이름을 '겹겹-중국에 남겨진 조선인 위안부 할머니들'이라고 붙였다.

"22일과 23일 담당자가 전시회를 열 수 없다고 전화해왔어요. 사죄하러 오겠다고 했는데, 전시회를 취소한 이유는 설명하지 않고 그냥 사과만 하겠다고 해서 두번 다 오지 말라고 했습니다."

카메라업체인 니콘은 도쿄의 신주쿠와 긴자, 오사카 등에 있는 5곳의 니콘살롱 전시장을 마련해 사진가들에게 전시공간을 열어주는 등 사진 예술을 지원해왔다. 안씨는 "무언가 압력이 있었다고 해도 이렇게 어이없게 표현의 자유를 묵살한다면 니콘이 사진계를 이끌어갈 수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안씨는 니콘살롱 쪽이 문서를 통해 전시회 취소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전까지는 전시회 개최 준비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니콘살롱 쪽은 왜 전시회를 취소했는지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있다. 니콘살롱 홍보 담당자는 24일 <한겨레>의 질문에 "여러 항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전시회를 취소한 것은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인터넷에서는 지난 21일부터 우익 색채가 짙은 '2채널' 게시판에 니콘살롱의 안세홍씨 사진전 개최를 비판하면서 니콘 카메라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등의 내용을 담은 글이 많이 올라왔다. 이런 움직임이 니콘의 결정에 영향을 준 것은 확실해 보인다.

사진전이 갑자기 취소된 것과 관련해 일본 비주얼저널리스트협회(JVJA)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보고, 함께 대처하기로 했다고 안씨는 전했다.

도쿄/정남구 특파원 jeje@hani.co.kr

[화보] 일본 니콘이 취소한 '위안부 할머니 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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