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후지산 '자살의 숲' 입구 '신용 상담 해드립니다' 문구
'신용 상담 해드립니다.'지하철이나 버스 안에 붙어 있는 광고문이 아니다. 일본에서 자살 방지를 위해 활동하는 한 시민단체가 일명 '자살의 숲'으로 알려진 후지산의 아오키가하라 주카이(靑木ヶ原樹海) 입구에 설치한 안내 문구다.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나갈 수 없다'는 속설로 유명한 이 숲에서는 산책로를 벗어나면 다시 밖으로 나가기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내 간판은 고사하고 360도를 둘러봐도 빽빽이 들어찬 기이한 나무들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 숲을 배경으로 한 추리작가 마쓰모토 세이초의 소설 < 파도의 탑 > 이 유명해지면서 이 숲이 자살의 명소처럼 돼버렸다. 이 숲에서는 굶주림과 탈수에 지쳐 쓰러져 숨진 시신이 종종 발견되곤 한다.
미국 CNN방송은 20일 "최근 극심한 불황으로 이 숲에서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지자체 당국과 시민단체들이 숲 곳곳에 폐쇄회로 카메라와 자살 방지 안내판을 설치해놓았다"고 전했다.
높은 자살률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일본에서는 학교와 직장에서 자살을 막기 위한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고 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일본 경찰청이 발표한 올 1월 자살자 수는 2645명으로 지난해 1월 자살자(2305명)보다 15%나 늘었다.정부는 2016년까지 자살률을 현재보다 20%가량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최근 잇따르는 해고와 파산 등으로 자살이 다시 늘어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기업들의 결산이 몰려 있는 이달에는 더 많은 사람이 자살 기도를 위해 이 숲으로 몰려들 것이라는 게 당국의 우려다.
< 도쿄 | 조홍민특파원 dury129@kyunghyang.com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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