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차례는 이탈리아인가"

조찬제 기자 2012. 6. 11.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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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투자자와 자국 내부서도 구제금융 신청 우려

스페인이 구제금융 신청을 받아들여 한숨을 돌리게 되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의 관심은 역내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로 쏠리고 있다. 이탈리아가 다음 구제금융 신청국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외부 투자자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영국의 투자회사 글렌데본 에셋 매니지먼트의 니콜라 마리넬리는 10일 블룸버그통신에 "스페인의 구제금융은 이탈리아가 위기 밖에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면서 "투자자들은 이탈리아 국채를 사고팔기 전에 이탈리아로부터 나오는 모든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유력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의 칼럼니스트 페데리코 푸비니는 10일 "이탈리아가 유로존 위기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구제를 신청하지 않은 나라"라면서 "이탈리아가 차입 부담을 낮추지 못하면 스페인처럼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우려는 이탈리아의 불안한 펀더멘털(경제기초)에서 비롯된다. 이탈리아 부채는 2조유로에 이른다. 부채 규모는 이탈리아 국내총생산(GDP) 대비 120%로, 이탈리아 재정위기가 심각한 상황에 이른 것은 물론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탈리아는 스페인처럼 정부 발행 국채를 자국 은행이 사들이면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장 이달 도래하는 국채 만기 규모만 245억유로에 달하며 올해 말까지 매달 평균 323억유로를 갚아야 한다. 이는 유로존 작은 나라인 키프로스와 에스토니아, 몰타의 GDP를 합친 것보다 큰 규모다.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8일 5.745%로 스페인(6.192%)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시장에서 우려할 만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13일 예정된 이탈리아 국채 발행 입찰이 구제금융 여부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탈리아 등 유럽 은행이 고질적 차입금융에 중독돼 연명하고 있다"며 "수개월 내에 이탈리아 은행도 스페인처럼 구제금융을 신청할 처지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이탈리아 경제가 마이너스 1.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너스 1.6%로 예상되는 스페인보다도 낮은 것이다.

지난해 11월 구원투수로 등장한 마리오 몬티 총리 정부도 200억유로에 이르는 재정삭감과 함께 연금제도와 노동시장, 서비스 부문 개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몬티 총리의 개혁은 이탈리아 의회와 국민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가 위기를 극복하려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그나치오 비스코 이탈리아 중앙은행장은 지난 9일 "개혁하지 않으면 시장의 신뢰를 잃을 것"이라면서 "단기적으로 어렵더라도 재정의 고삐를 조여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의 투자분석회사인 스피로 소버린 스트래티지의 니컬러스 스피로 대표는 10일 블룸버그통신에 "이탈리아 문제는 스페인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인식에 있다"면서 이탈리아의 펀더멘털은 스페인보다 훨씬 견고하지만 '스페인 전염'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찬제 기자 helpcho65@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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