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탄소세 도입에도 美항공사 이익 증가 전망"

최병국 2012. 1. 11.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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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항공청 지원 연구 "소비자에게 비용 모두 떠넘길 것"

(브뤼셀=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올해부터 항공기에 이산화탄소 배출 부담금제를 적용했음에도 미국 항공업계가 막대한 이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EU 부담금제로 인해 업계가 큰 경영난에 처할 것이라는 미국과 캐나다 항공사들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특히 이 연구는 일명 탄소세로 불리는 EU의 부담금을 항공사들이 승객에게 고스란히 떠넘길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EU의 배출가스거래제도(ETS)와 실제 부담액 이상으로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산업계의 관행 등을 둘러 싸고 논란이 예상된다.

10일(현지시간) 벨기에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독일 뮌스터 대학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은 이 같은 공동 연구 결과를 항공운송관리학회지(JATM) 최신호에 게재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자금 지원도 일부 받아 실시된 이 연구에 따르면, ETS 도입 이후 미국 항공사들은 올해부터 2020년까지 25억 달러 추가 이익을 낼 것으로 추계됐다.

이는 "항공사들이 무료 허용량을 포함한 배출 가스 기회 비용을 모두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현재 EU는 산업별로 정해진 배출가스 허용량의 85%에 대해서는 부담금을 부과하지 않고 있다.

업체들은 나머지 15%에 대해선 ETS 시장에서 구매해야 하며 그만큼 비용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물론 저공해 연료나 에너지 절감형 항공기 등으로 배출가스를 줄일 경우 감축분을 ETS 시장에서 팔아 돈을 벌 수도 있다.

항공사들은 연료효율 향상이 쉽지 않은데다 경쟁이 치열하고 연료비와 각종 세금 상승으로 어려운 경영 형편이 ETS 적용 이후 악화될 수 있다며 이에 강력하게 반발해 왔다.

미국과 캐나다 항공사들은 EU의 방침이 주권침해이자 국제법에 어긋난다며 유럽사법재판소에 제소했으나 지난해 패배했다.

또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은 무역보복 조치 등을 거론하며 부담급 납부를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연구진은 항공업계가 실제 추가 부담액은 물론이고 `공짜 배출허용분'까지 승객들에게 뒤집어 씌울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연구진은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도 항공업계 등 산업계가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하며 끊임없이 이익 최대화를 추구해온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유럽에서 지난 2005년 ETS가 도입된 이후 주요 오염 배출원인 전력업계와 정유업계는 실제 부담액 이상으로 전력요금이나 기름값을 대폭 올려 왔다는 것이다.

또 항공사들도 유가 상승을 이유로 항공권 요금과 별도로 연료비를 추가로 받고 있는 점 등을 연구진은 지적했다.

EU 집행위원회는 항공산업 ETS 적용으로 승객 1인당 2-12 유로의 비용 상승 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 민간항공사협회의 연구조직인 미국항공연구소(AAI)는 미국-유럽 간 비행편 요금이 승객 1인당 70-90달러 인상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 델타항공은 유럽을 오가는 항공편 승객 당 3달러의 요금을 일단 추가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미 컨티넬털 항공도 요금을 인상할 예정이다.

독일 최대 항공사인 루프트한자는 ETS에 따라 올해 1억3천만 유로의 비용이 더 들 것이라면서 이를 자사와 자회사인 브뤼셀 항공 등의 요금에 반영하겠다고 지난 주말 발표했다.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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