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와이드 웹 탄생 20주년 맞아
(제네바 AFP=연합뉴스) 인터넷이 일상생활에 파고드는데 크게 기여한 월드 와이드 웹(WWW)이 13일로 탄생 20주년을 맞았다.
웹은 지난 1989년 당시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젊은 연구원인 팀 버너스-리가 창안해 동료 과학자들과 함께 개발한 것.
영국 출신의 컴퓨터 소프트웨어 천재인 버너스-리는 웹 개발에 함께 참여했던 동료 연구원들과 함께 이날 CERN에서 자축 행사를 했다.
현재 미국 MIT(매사추세츠공대) 연구원과 영국 사우댐턴 대학교수를 겸하는 버너스 리 박사는 "당시에는 웹 서버가 26대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2의 10승 내지 11승에 이른다. 당신의 뇌의 뉴런(신경단위) 만큼 많은 셈"이라고 말했다.
버너스-리가 웹을 구상한 애초 목적은 과학자들의 연구 성과에 대한 견해와 논평을 주고받기 위한 것이었다. 1989년 3월 그는 직속 상사에게 "정보 관리 제안서"라는 문서를 제출했고 상사는 모호하지만 흥미롭다"면서 이를 재가했다.
물론 그의 제안이 당장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최초의 웹이 탄생하기까지 그로부터 1년여 세월이 걸렸고 활용 범위도 유럽의 핵물리학자들로 국한됐다.
버너스-리는 동료였던 로베르 켈리오와 함께 웹의 주소와 링크를 구성하는데 필수적인 하이퍼텍스트 언어도 만들었다. 최초의 웹 브라우저가 나온 것은 1990년 10월로, 오늘날의 웹 브라우저와 대단히 흡사한 것이었다.
웹 기술은 CERN의 울타리를 벗어나 1991년부터 폭넓게 사용되는 길이 열렸다. 그 후 2년이 흘러 CERN은 로열티를 포기하는 기념비적 결정을 내렸다.
버너스-리와 켈리오 등 웹의 선구자들은 웹 기술의 개방성과 보편성을 상찬하면서도 인터넷의 일부 부작용에 대해서는 불쾌하다는 시각이다.
켈리오는 스위스 RSR 라디오 방송과의 회견에서 인터넷 광고의 범람, 개인 정보의 과다 노출, 어린이 보호 미흡 등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버너스-리 박사도 자축 행사에서 한 발언을 통해 오늘날 웹 이용자들의 신상과 습관과 같은 개인 데이터가 속속들이 파악되고 있는 것은 "일종의 염탐 행위"이라며 경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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