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검색
뉴스

크게작게메일로보내기인쇄하기스크랩하기고객센터 문의하기


  • 굴림
  • 돋음
  • 바탕
  • 맑은고딕

윈도 Vista 또는 윈도우에 폰트가 설치되어 있어야 합니다.

<연합시론> 그리스 시위 사태가 주는 교훈

연합뉴스 | 입력 2008.12.15 14:04

 




(서울=연합뉴스) 그리스의 반정부 시위 사태가 좀처럼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벌써 2주째로 접어든 그리스 시위는 16세 소년이 경찰관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이 도화선이 됐지만 정부의 무능과 부패, 실업, 빈부격차 확대 등 여러 요소들이 뒤섞여 일어났다. 그리스 국민의 60%는 이번 사태를 '사회적 봉기'로 본다는 조사도 나왔다. 그만큼 국민들의 총체적 불만이 크다는 얘기이다. 그리스 뿐 아니라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다른 유럽 국가들에서도 반정부 시위는 확산되는 추세다. 이들 시위가 서로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높은 실업률과 낮은 임금 등에 불만을 품은 젊은이들이 주체라는 점에서는 비슷하다고 한다. 실제로 대부분 젊은층인 시위 참가자들은 인터넷을 활용해 신속하게 시위를 계획하고 행동에 옮기는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그리스나 다른 유럽 국가들과 우리의 상황을 비교할 바는 아니다.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면에서 이들 나라와 우리를 비교하는 건 무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스에서 시작돼 유럽으로 번지고 있는 시위 사태가 생뚱맞은 남의 일로만 여겨지지 않는 것은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주는 불안감 때문일 것이다. 경기침체로 실업자가 넘쳐나고 기업들이 줄줄이 무너지면 사회불안은 고조될 수 밖에 없다. 경제가 언제 얼마나 회복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면 실업자와 빈곤층의 절망감은 더욱 깊어지게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어나는 돌발 사건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쌓인 불만이 한꺼번에 폭발하면 위기가 심화되고 사회적 통제불능의 상황으로까지 치달을 우려가 있다.

최근 발표되는 각종 경제 지표들은 우리 경제도 위기로 치닫고 있음을 말해준다. 경제성장률은 갈수록 낮아지고 수출과 내수 모두 하향곡선이다. 암울한 고용전망 속에 일자리 찾기를 포기한 구직단념자나 백수, 취업준비생 등을 합친 실제 실업자가 317만 명에 달한다는 통계도 나왔다. 공식 실업률은 3%대이지만 실질 실업률은 벌써 12% 수준에 육박하고 있으니 이만저만한 문제가 아니다. 금융시장의 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부동산 경기까지 급속히 가라앉고 있으니 경제 회복이 언제쯤 가시화될지 누구도 점치기 힘든 상황이다.

이렇게 경제가 힘든 때일 수록 정부의 책무는 국민들에게 신뢰와 희망을 주는 일이다. 경제가 얼마나 어려우며, 어떤 대책을 취하고 있고, 어떻게 위기를 극복해낼 것이란 믿음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하려면 치밀한 상황 분석과 실효성 있는 대책마련이 선행돼야 한다. 최악의 사태까지 감안한 다각적인 시나리오를 만들어 정부가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고 믿음직스럽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 중에서도 실업자와 빈곤층, 서민 보호대책은 가장 중요한 과제다. 이들이 당장 연명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지금은 어렵지만 앞으로 좋아질 것이란 희망을 잃지 않도록 지원하는 게 정부의 급선무이다. 정부가 자칫 눈 앞의 난관을 직시하지 않은 채 안일하게 대응하다가는 수습하기 힘든 위기를 자초할 수 있다. 그러잖아도 우리 사회는 지난해 미국 쇠고기 반대 촛불시위 파동을 겪었다. 경제위기의 심화로 제2의 촛불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가 슬기롭고 결연한 대응 능력을 보여주길 고대한다.

(끝)
< 긴급속보 SMS 신청 >
< 포토 매거진 >
< 스포츠뉴스는 M-SPORTS >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