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역 인근에 EU 본부.. 유럽 심장부 노렸다
22일 오전(현지 시각)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 다시 한 번 유럽을 테러 공포에 몰아넣었다. 이번 테러는 지난해 11월 130명이 사망한 파리 연쇄 테러 이후 4개월 만에 발생했다. 테러범들은 시민들이 몰려나오는 출근 시간에 국제공항과 지하철역 등 공공장소에서 소프트 타깃(soft target), 즉 불특정 민간인을 겨냥해 폭탄을 터뜨렸다.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쯤 브뤼셀 자벤템 공항 출국장에서 두 차례 폭탄이 터졌다. 폭발은 청사 3층 아메리칸에어라인의 탑승 수속이 진행되던 곳과 인근 스타벅스 매장 앞에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차례 폭발 중 한 건은 자살 폭탄 테러인 알려졌다.
공항 청사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돌변했다. 굉음과 함께 폭탄이 터지면서 항공기 탑승을 위해 줄을 서 있던 여행객 수십 명이 쓰러졌다. 공항 내부 유리창은 산산조각이 났고, 폭발 현장에선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목격자들은 "총격 소리도 들렸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피 흘리며 도움을 청하는 부상자들과 현장을 피해 청사 밖으로 뛰쳐나가는 시민들로 공항은 아비규환이 됐다"고 보도했다. 벨기에 국영 벨가 방송은 "폭발 직전 출국장에서 아랍어로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고 보도했다. 이번 테러가 IS 등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소행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공항에선 터지지 않은 폭탄 조끼와 칼라시니코프 자동소총이 발견됐다. 또 군 폭발물 처리팀은 폭발물로 보이는 가방을 발견해 처리했다. 벨기에 정부는 "자벤템 공항에서만 사망 14명, 부상 96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공항 폭탄 테러 1시간쯤 후엔 브뤼셀 시내 지하철역에서 폭탄이 터졌다. 벨기에 현지 언론은 "폭발은 EU 집행위원회 본부와 EU 각료이사회 건물 등에서 불과 500여m 떨어진 말베이크 역에서 발생했다"고 했다. 유럽 심장부가 테러범들의 공격에 노출된 것이다. 목격자들은 "열차가 말베이크 역을 떠날 때쯤 갑자기 '쾅' 하고 폭발이 일어났다"고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지하철역 폭탄 테러로 시민 20명이 사망했고, 106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벨기에 정부는 "전국에 테러 경보 최고등급인 4단계를 발령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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