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성탄절 메시지 "무장세력 맞서 전 세계 하나돼야"
(바티칸 로이터=뉴스1) 국종환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은 25일(현지시간) 성탄절 메시지를 통해 전 세계가 이슬람 무장세력들의 잔혹 행위에 맞서 하나가 될 것을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정오 바티칸 성베드로성당 발코니에서 전통적인 성탄메시지인 '우르비 엣 오르비(Urbi et Orbi, 로마와 온 세계에)'를 낭독하며 이같이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많은 나라들이 이슬람 무장세력들에 의해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다면서 이를 종식시키기 위해 하나가 돼야 한다고 요청했다.
교황은 "국제사회가 단결돼 이라크는 물론 리비아와 예멘,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잔혹한 행위를 종식시켜야 한다"면서 "잔혹 행위들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거나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으며 전 인류의 역사·문화적인 유산들이 파괴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교황의 이 메시지가 해당 지역에서 잔혹한 공격을 계속하며 다수의 문화 유산을 파괴한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분명히 언급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교황은 또 지난 11월 발생한 프랑스 파리 연쇄 테러 사건과 10월 이집트 시나이반도에서 추락한 러시아 여객기 사건을 포함해 최근의 야만적인 테러 행위들을 비난하기도 했다. 이 사건들 모두 이슬람국가의 소행으로 알려져 있다.
교황은 "오직 하나님의 자비만이 인류를 다향한 형태의 악으로부터 자유케 할 수 있다"면서 "하나님의 은혜는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 있고 인간적으로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빠져나올 길을 마련해 주신다"고 말했다.
교황은 시리아와 리비아 지역의 내전이 종식될 것을 촉구하며 이들 지역의 분쟁을 끝내려는 유엔의 노력에 지지를 보냈다.
교황은 또 아기 예수님이 탄생한 중동 지역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평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교황은 "평화가 탄생하는 곳에는 증오와 전쟁이 자리잡을 공간이 없다"면서 "그러나 성육신하신 하나님의 아들이 태어난 곳에는 아직도 긴장과 폭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이어 하나님께 세상에서 박해박는 기독교인들에게 위로와 힘을 주실 것을 구하는 한편 콩코민주공화국과 부룬디, 남수단, 우크라이나 지역의 평화를 촉구했다.
교황은 또 난민과 이주노동자들을 포함해 세상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존엄이 유린되고 있다고 밝혔다.
교황은 "오늘날에도 수많은 남성과 여성들이 인간의 존엄을 박탈 당하고 있으며 아기 예수님과 같이 추위와 빈곤, 거절 당함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2013년 취임 이후 3번째 크리스마스를 맞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메시지 낭독식에는 프랑스 연쇄 테러의 여파 등으로 인해 신도들이 모인 성베드로광장에 삼엄한 경비가 펼쳐졌다.
수만명의 신도들은 바티칸 지역에 들어가기 위해 가방 검사를 받아야 했으며 이후 성베드로광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공항 스타일의 검문을 받아야 했다.
대테러 경찰대원들은 기관총으로 무장한 채 위장 순찰차를 타고 광장을 샅샅이 순찰했다.
jhk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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