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中주도 AIIB 참여 결정..미국 "협의없었다" 비난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영국이 G7(주요 7개국) 국가로는 처음으로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참여하기로 하자 미국이 사전 협의가 없었다고 비난하면서 '맹방'인 미국과 영국 간에 파열음이 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은 12일 영국 정부가 AIIB에 가입하기로 내부적으로 결정하자 백악관이 "영국이 중국의 요구를 계속 수용하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가장 가까운 우방에 대한 비난은 영국 정부가 500억 달러 규모의 자본금으로 출범할 AIIB의 창립멤버로 참여하겠다는 발표를 앞두고 나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이 지난해 10월 설립을 공식 선언한 AIIB는 서방이 주도하는 세계은행(WB)의 경쟁자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영국은 G7 국가로는 처음으로 합류하는 셈이다.
미국은 AIIB 설립 등 중국의 움직임을 세계은행 등 워싱턴에 본부를 둔 기존 글로벌 기구들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다른 우방들에 AIIB에 합류하지 말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국 행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G7이 AIIB 대처 문제를 논의와는 와중에 영국이 사실상 자신들과 협의 없이 결정했다며 "우리는 중국의 요구를 계속 수용하는 분위기를 경계하고 있다"고 FT에 말했다.
이에 대해 영국 재무부 대변인은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을 포함한 G7 차원에서 최소 한 달간 광범위하게 협의해왔다며 미국의 주장을 반박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도 설립국면에 참여하는 것이 영국과 아시아가 함께 투자하고 성장하는 데 훨씬 유리하다며 나아가 다른 서방 국가들도 함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 행정부는 공식적으로는 AIIB 설립에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있지만 속으로는 중국이 AIIB 결정에 대한 거부권을 갖고 외교정책의 도구로 활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에 대해 강한 불신을 하고 있으며,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대해서도 미국과 일본이 너무 많은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믿고 있다.
중국은 이런 인식 아래 AIIB 이외에 브릭스(Brics)개발은행 설립을 막후에서 지원하고 있고,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경제통합 지원을 위한 400억 달러 규모의 실크로드 기금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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