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평판·현실 불균형' 비판 영국 작가 기고 글 뜨거운 논쟁
높은 국민소득과 보편적 복지, 깨끗한 자연환경을 갖고 있는 북유럽 국가들은 지상낙원으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영국의 작가 마이클 부스가 '어둠의 땅-스칸디나비아 기적 뒤에 있는 어두운 진실'이라는 장문의 기고문을 가디언에 실은 후 '스칸디나비아 기적'의 실체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부스는 지난달 27일 기고문에서 "(천국의) 장벽 너머로 빛을 비춰" 환상과 현실 사이의 불균형을 바로잡을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덴마크 국민들은 자신들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주장하지만 왜 아이슬란드에 뒤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이 항우울제를 소비하는 사실은 거론하지 않는가"라며 덴마크를 시작으로 핀란드와 노르웨이, 스웨덴, 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5개국을 일컫는 노르딕 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부스는 덴마크 사람들이 행복한 이유는 "노동시간이 세계에서 제일 짧기 때문"이라며 그 결과 생산성이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덴마크인들이 "비싼 음식을 먹고 수제 니트 옷을 입을 수 있는 돈이 어디서 오겠느냐"며 "방법은 간단하다. 덴마크인들은 이탈리아 국민의 4배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민간 부채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 이미지도 허상에 가까워 "1인당 탄소배출량이 미국보다 앞선 세계 4위"라고 지적했다.
노르웨이는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는 2011년 연쇄테러로 70여명을 살해한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비크가 가담한 극우정당 진보당이 총선에서 16.3%의 지지를 받아 연립정부에 참여할 정도로 우경화했다고 지적했다.
핀란드는 미국, 예멘에 이어 총기 소지율이 세계 3위이고, 서유럽에서 살인율이 가장 높다고 지적했다. 스웨덴은 가족 간의 유대보다는 집단을 중시해 '북유럽의 중국'이라고 평가했다.
또 "실질적으로 1당 독재가 이어지고 합의라는 이름으로 자유와 반대 의견을 억누르면서" 민주국가라기보다 전체주의 사회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부스는 북유럽의 성공은 기적이 아니라, 지정학적 요인과 "러시아가 공격할 땐 나치에 붙고, 나치가 지려 할 땐 연합군에 가담했던" 냉혹한 실용주의 등이 조합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부스가 비판한 북유럽 5개국의 유명인들은 5일 가디언에 반박문을 보냈다. 덴마크의 드라마 연출가인 애덤 프라이스는 "완벽한 스칸디나비아라는 이미지는 영국인 스스로가 만들어냈다"며 "세금의 68%를 복지를 위해 내지만 덴마크 국민은 미국과 다른 복지 시스템을 늘 국민투표로 지지해왔다"고 말했다. 덴마크의 높은 세율을 타박할 것이 아니라 선택의 차이로 이해해야 한다는 뜻이다. 알렉산더 스텁 핀란드 유럽연합·무역장관은 "여전히 빅토리아 시대 수도관을 갖고 있는 나라에서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스의 비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덴마크에 살면 최소한 언제라도 원하는 때 따뜻한 물로 샤워할 수 있다"고 응수했다.
스웨덴 역사학자 라르스 트라가르드는 스웨덴은 사회주의 철학을 따르는 전체주의가 아니라 개인의 자유와 사회통합 사이의 균형을 이루려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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