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이나 절반 장악할라" 러시아군 동부 집결에 긴장 확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금 우크라이나를 놓고 머릿속으로 어떤 구상을 하고 있을까.
남부 크림반도를 합병한 푸틴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겨냥해 국경지대에 대규모 병력을 대기시켜 놓고 있다. 우크라이나 서부 국경지역의 트란스니스트리아는 러시아로 넘어온 것이나 다름 없다. 푸틴이 마음만 먹으면 우크라이나 서·남·동부의 주요 거점도시를 모두 장악해 사실상 우크라이나의 절반을 포위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한 상황이다.
토니 블링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23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를 침공하지 않기로 마음을 돌릴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말했다. 동부의 주요 도시들에서는 러시아 귀속을 요구하는 친러시아계 주민들의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동부 하리코프와 도네츠크, 루간스크에서는 이날 각각 수천명의 시민들이 몰려들어 "러시아, 러시아"를 연호했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에서도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의 복귀를 호소하는 집회가 열렸다. 시위대는 남부 오데사에서 동부 하리코프에 이르는 남동부 지역 도시들이 연대해 연방제 도입을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이들의 요구에 호응이라도 하듯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국경지대에 2만여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러시아가 실제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동부 지역을 침공할지는 불투명하지만, 최소한 이들 지역의 분리독립 운동을 부추겨 우크라이나를 사실상 식물상태로 만들어 놓을 수는 있다. 무역항이 위치한 남부 크림반도와 공업단지인 동부 지역, 유럽으로 향하는 서부 관문 중 하나인 트란스니스트리아를 뺏기면 우크라이나는 주요 핵심도시를 모두 잃는 셈이 된다.
크림반도 합병 절차를 완료한 러시아는 이날 크림반도 동부 페오도시야에 있는 우크라이나 해병대 기지를 추가로 점령하면서 크림반도를 군사적으로 장악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크림반도를 전격 방문해 군사시설을 돌아봤다. 크림반도가 합병된 후 러시아 고위 관료가 이곳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 정유진 기자 sogun77@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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