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브렉시트'란?..외교는 '호재', 경제는 '글쎄'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브렉시트', 즉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주요국 중에선 러시아가 그 반사이익을 가져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2012~14년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를 지낸 마이클 맥폴 스탠퍼드대 교수는 2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브렉시트' 투표 결과와 관련,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오늘 일은 푸틴(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외교정책의 위대한 승리"라며 "그에게 이득을 가져다줬다"고 주장했다.
맥폴 교수는 또 이번 투표에서의 "승자"를 "푸틴" 대통령으로 꼽는 한편, "EU와 영국, 미국, 그리고 강하고 단합된 민주적인 유럽의 유용성을 믿는 여러 나라들"을 "패자"로 지목했다.
맥폴 교수의 이 같은 분석은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에 따른 이른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EU가 취해온 대(對)러시아 제재 조치가 영국의 EU 탈퇴를 계기로 약화될 수 있다는 판단에 기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영국은 EU 회원국들 중에서 우크라니아 사태 관련 대러 제재에 가장 '강경'한 입장을 밝혀온 나라로 꼽힌다.
일본 지지통신도 EU의 대러 제재와 관련, "(러시아 측이) 영국의 EU 탈퇴가 미칠 영향을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앞서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은 얘기하지 않는다"며 입장 표명을 꺼렸었지만, 오히려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반응이야 말로 "영국의 EU 탈퇴를 지지하는 증거"(영국 왕립 국제문제연구소의 러시아 전문가)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영국에 이어 다른 회원국들로까지 'EU 탈퇴' 여론이 확산될 경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구심점으로 유럽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며 러시아를 견제해온 미국에도 일정 부분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미 백악관은 영국의 EU 탈퇴가 확정된 뒤 '조만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향후 상황에 대한 전화 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치·안보상황과는 별개로 경제 문제에 있어선 영국의 EU 탈퇴가 러시아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러시아 관영 일간 로시이스캬야 가제타는 "영국의 EU 이탈은 러시아 루블화(貨)나 유가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유럽은 러시아산(産) 원유와 천연가스의 주요 수입국인 만큼 EU 내 혼란이 러시아에도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알렉세이 울류카예프 러시아 경제개발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러시아 경제엔 브렉시트에 따른 잠재적 위험이 '선(先)반영'돼 있었기 때문에 추가적인 위험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모스크바 증시에서도 다른 주요국들과 마찬가지로 주가 하락과 달러 대비 루블화 환율 상승 등의 현상이 나타났다.
ys4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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