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간스크도 독립선언..우크라 동부, 내란 양상

2014. 4. 2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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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친러무장세력 12개시 관공서 점령

유럽안보협력기구 참관단 등 억류

도네츠크방송국 접수 러 방송 송출

반러 하리코프 시장 총맞고 중태돈바스 지역 새 친러 시장 임명도

동부 우크라이나가 친러시아 무장세력에 의해 주요 관공서 등이 장기간 점령당하며 사실상 내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친러 무장세력들이 '도네츠크 인민공화국'으로 선포한 돈바스 지역에서는 키예프 중앙정부의 주권이 완전히 실종된 가운데 친러 무장세력들의 주요 시설 점거와 무력충돌이 확산되고 있다.

27일 도네츠크 중심가의 레닌광장에서 약 300명의 친러 시위대가 행진을 한 뒤 텔레비전 방송국을 점령했다. 야구방망이 등을 들고 복면을 한 젊은이로 구성된 이들은 곧 우크라이나 텔레비전의 수신을 끄고, 크레믈(크렘린)의 견해를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러시아 채널들로 대체해 송출했다. 이들이 방송국에 난입할 때 현지 경찰들은 아무런 제지 없이 방관만 하고 있었다고 영국 <가디언>이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 무장세력들의 무력충돌 중심지인 슬라뱐스크에서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의 군사참관단 8명이 납치됐다가 1명만 풀려났고 나머지는 여전히 억류 상태다. 친러 무장세력들은 이들이 스파이 행동을 했다며 '전쟁 포로'로 체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친러 무장세력들이 슬라뱐스크 시장으로 세운 뱌체슬라프 포노마료프는 "우리는 전쟁 상태에 있다"며 이들과 키예프에 투옥된 친러 활동가들을 교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납치한 이들 중 스웨덴인 1명은 당뇨병을 이유로 27일 석방했다.

슬라뱐스크와 크라마토르스크를 잇는 도로에서 이뤄진 이들의 납치는 친러 무장세력들의 활동이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도로는 최근까지 무장세력들의 방해 없이 통행이 원활했다. 친러 무장세력들이 국제기구의 참관단을 납치하고, 이들의 석방을 놓고 협상을 벌이는 상황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사실상 분리독립을 향한 저강도 내란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예나키예베에서도 유럽안보협력기구 참관단 2명이 27일 한때 친러 무장세력들한테 억류됐다가 풀려났다. 또 슬라뱐스크에서는 우크라이나 언론인, 현지 주민들, 이 도시의 시장 등이 현재 납치돼 억류중이다.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친러 무장세력들이 관공서 등을 점령한 도시는 27일 현재 모두 12곳이며, 이 가운데 10개 도시가 최동부인 도네츠크주에 집중돼 있다. 특히 지난 주말을 기해 아르테미우스크, 마키이우카, 마리우폴 3개 도시 시청사 등이 친러 무장세력들에 의해 점령됐다.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이며, 동부의 최대 도시인 하리코프에서는 헨나디 케르네스 시장이 28일 등 뒤에서 총을 맞아 중태에 빠졌다. 누가 총을 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케르네스 시장은 친러 시위대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주장해왔다.

28일엔 루간스크주 주도 루간스크에서도 친러 시위대가 '루간스크 인민공화국' 수립을 선언했다고 러시아 <리아 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이들은 먼저 독립을 선언한 도네츠크·하리코프와 함께 다음달 11일 자치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도네츠크주 등 돈바스 지역은 크림반도처럼 러시아계 주민이 50% 이상이다. 친러 무장세력들이 관공서를 점령한 도시에서는 새로운 친러 시장이 임명되고, 독립된 행정권을 행사하는 등 사실상 러시아로 합병되는 분리독립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를 무력으로 막을 경우 급속히 내전으로까지 빠져들 수 있는 상황이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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