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80년대생 농민공 대거 '집으로'
집값.물가 비싼 대도시 탈출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 1980년대에 출생한 중국 농민공들이 일터를 떠나 대거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른바 바링허우(80後) 농민공으로 일컬어지는 이들이 직장이 있는 대도시를 떠나 부모가 있는 고향으로 되돌아가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반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가 15일 보도했다.
바링허우 세대는 올해 처음으로 30대에 들어섰지만 공자가 30세를 일컬은 '이립'(而立)은 커녕 스스로를 '불립(不立)'이라고 자조할 정도로 자립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통신은 이런 현상이 청운의 꿈을 안고 발을 내디딘 대도시의 집값과 물가가 비싸 제대로 된 생활을 할 수 없는데다 부모들이 더 늙기 전에 함께 살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광둥(廣東)성 후이저우(惠州)시에서 3년간 교편을 잡았던 장(張)모씨는 부모가 있는 후베이(湖北)성 고향으로 최근 돌아왔다.
그는 "고향에서보다 월급은 조금 많았지만 물가가 너무 비싸 저축이 전혀 안 됐다"면서 "곧 서른이 되는데 부모님 생활비를 드리고 아이를 키우다 보니 손에 남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고 빡빡했던 객지 생활을 회고했다.
장씨는 "고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월급은 적지만 부모님과 함께 살 수 있고 집도 있으니 후이저우에서보다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이저우에서 5년째 일한 왕(王)모씨도 비슷한 경우다.
그는 2년전에 은행대출을 받아 집도 하나 장만했지만 대출금을 갚느라 '집의 노예'(房奴)가 되다시피 하다 보니 생활이 너무 힘들었다. 그는 지난 춘제(春節.설) 직후 돌연히 집을 팔아치우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통신은 중국에는 "집이 있어야 가정이 있고 가정이 있어야 기댈 곳이 있다"는 전통적인 사상이 강한데 주장(珠江)삼각주 등 대도시의 집값이 너무 비싸 젊은이들이 꿈을 펼치기에는 너무 버겁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따라서 갈수록 많은 바링허우 농민공들이 부모가 계시고 물가가 싸고 기댈 곳이 있는 고향으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또 이런 현상의 이면에는 바링허우 세대들 상당수가 대졸 저소득층을 일컫는 '개미족(蟻族)'인데다 부모 세대와 달리 '3D 업종'을 기피하고 자신의 권리를 중요시하는 성향도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jsa@yna.co.kr
<뉴스의 새 시대, 연합뉴스 Live>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출시>
<포토 매거진>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러너들이 점령한 서울의 주말…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연합뉴스
- 막힌 혈 뚫었다? 코바나 그림 대신 판매?…건진법사 누구 | 연합뉴스
- 대법 '이재명 사건' 결론 언제…대선후보 등록 전? 5월22일? | 연합뉴스
- "尹투르크 국견 年사육비 670만원 지자체서 부담…개선책 시급" | 연합뉴스
- 송도 도심서 발견된 온몸에 털 빠진 동물…알고보니 너구리 | 연합뉴스
- 검찰, 노태우 비자금 의혹 계좌추적…300억원 실체 드러날까 | 연합뉴스
- 교황조문 트럼프·바이든 靑넥타이, 벨기에왕비 진주목걸이 구설 | 연합뉴스
- 설악산서 사업관계 여성 살해한 50대 구속 | 연합뉴스
- 경찰 피해 도주하다 행인 밀쳐 사망…불법체류 외국인 실형 | 연합뉴스
- 신문지 싼 흉기 들고 "살인 충동" 혼잣말 50대, 2심서 무죄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