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溫총리 회견

2010. 3. 1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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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성어.고전명구 자유자재로 구사(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기자회견에서 한시와 고사성어 등 중국 고전의 명구를 자유자재로 구사해 또 한 번 눈길을 끌었다.

원 총리는 14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에서 굴원(屈原)의 대표작인 이소(離騷)를 비롯해 '전국책'(戰國策) 등 고전에 나오는 명구를 인용, 자신과 중국 정부의 입장을 우회적이면서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원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옛말에 백리를 가는 사람의 반은 구십리(行百里者半九十)란 말이 있다"면서 "앞으로 결코 나태하거나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말은 '전국책, 진책오(秦策五)' 편에 나오는 구절로 일은 마무리하는데 어려움이 크기 때문에 끝까지 신중하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이어 전국시대의 시인 굴원의 대표작인 이소에 나오는 "내 마음의 선한 일은 아홉 번 죽어도 후회하지 않는다(亦余心之所善兮,雖九死其猶未悔)"란 구절을 인용, "이 구절을 마음 깊이 새겨 향후 3년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원 총리는 또 "화산이 아무리 높다고 해도 정상에는 길이 있다(華山再高, 頂有過路)"면서 출구와 희망은 우리들 자신의 노력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조각의 국토도 애정과 감동을 안 주는 것이 없고 한줄기 강물도 나에게 깊은 성찰을 주지 않는 것이 없다"며 자신의 애국심을 시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원 총리는 또 코펜하겐 기후회의 당시 중국이 오만하고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는 비판이 나오자 자신의 결백함을 시를 인용해 표현했다.

"남들이 아무리 비방해도 내 마음속에는 한점 거리낄 것이 없다"(人或加산 < 言+山 > , 心無疵兮)는 의미를 가진 중당(中唐)때의 시인 유우석(劉禹錫)의 시를 인용한 것.

그러면서 자신은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는 점을 강조했다.원 총리는 또 대만과의 협력을 강조하면서 "형제간에는 비록 약간 원망이 있더라도 부모형제를 버리지 않는다(兄弟雖有小忿,不廢懿親)"란 격언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원(元)대에 황궁왕(黃公望)이란 화가가 그린 부춘산거도(富春山居圖)의 고사를 인용, 이 그림은 절반씩이 대륙과 대만으로 갈라져 있지만 언젠가는 합쳐질 것이라고 말하며 양안간의 화합과 통일을 비유적으로 희망했다.

원 총리는 또 북송 때의 문필가이자 정치인인 왕안석(王安石)의 시 등비래봉(登飛來峰)을 인용, 뜬구름이 시야를 가려도 두렵지 않은 것은 내 몸이 맨 꼭대기에 있기 때문(不畏浮云遮望眼,只因身在最高層)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갈등을 겪고 있는 중.미 관계를 위에서 멀리 내다보고 대국적 견지에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비유적 표현이다.

그밖에도 원 총리는 기후변화 회의의 성과와 금융위기 회복 추세 등에 대해서는 '어렵게 이뤄졌다(來之不易)'는 성어를 통해 모두가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중국의 국가주권 및 영토안정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무쇠골격(錚錚鐵骨)'이란 비유적 표현으로 단호하게 대응할 것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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