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리포트] 류더화도 반한 中 동성애 드라마는?

베이징|박은경 특파원 2016. 4. 1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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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홍콩 스타 류더화(오른쪽)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중국에서 금지된 드라마 ‘상은’을 언급해 화제를 모았다. 사진 봉황망

홍콩 스타 류더화(劉德華·55)가 최근 인상 깊게 본 드라마로 <상은>을 꼽아 팬들을 놀라게 했다.

12일 봉황망 보도에 따르면 류더화는 홍콩의 라디오 프로그램인 <웬 아이 워즈 영 리슨 투더 라디오(When I Was Young I Listen To The Radio)>에 출연해 “요즘 어떤 드라마를 봤냐”는 질문에 <상은>이라고 답했다. DJ가 <상은>을 잘 알지 못하자 “그것도 모르냐”고 되물었다. 중국 매체를 통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팬들, 특히 10대 네티즌들이 열광하고 있다. “천왕(류더화)이 정말 유행을 안다” “드디어 50대 류더화와 통했다”는 반응을 보였고, 류더화를 향해 “<상은> 파일 좀 빌려달라”는 글을 올린 네티즌도 있다.

이들이 이처럼 열광하는 이유는 <상은>이 중국에서는 ‘온라인판 금서’ 이기 때문이다. 금지된 것을 몰래 공유한 이들끼리는 끈끈한 공감대가 형성되기 마련이다.

10대 동성애를 다룬 중국 웹드라마 ‘상은’ 사진 바이두

<상은>은 10대 동성애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다룬 웹드라마다. 부잣집 아들 구하이(황징위)와 가난하지만 모범생인 바이뤄인(쉬웨이저우) 사이의 동성애가 주된 줄거리다. 중국에서 금기시 돼온 동성애를 다룬데다 꽤 수위가 높은 스킨십이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신인 배우를 기용하고, 주인공들의 집이나 학교 등을 중심으로만 찍은 저예산 웹드라마지만 공개 하루 만에 조회 수 1000만건을 넘으며 인기를 끌었다.

지난 1월29일부터 방송된 이 드라마는 종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막을 내렸다. ‘드라마 내용 제작 규칙’에 따라 동성애, 혼외정사를 비롯해 미성년자 사랑을 다뤘다는 이유로 당국이 한달도 채 되지 않은 2월22일 방송을 중단시킨 것이다.

금지된 드라마의 인기는 어디로 갔을 까.

온라인 매체 펑파이는 지난 5일 “드라마는 사라졌지만 출연자들은 스타가 됐다”고 보도했다. 황징위와 쉬웨이저우는 <상은>에 출연한 후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스타가 됐고 후난 위성 TV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쾌락대본영>에 출연했다. 1997년부터 방송된 <쾌락대본영>은 중국을 대표하는 예능 프로로 출연 여부가 인기 가늠자 역할을 한다.

드라마 ‘상은’으로 일약 스타가 된 황징위(오른쪽) 사진 황징위 웨이보

쉬웨이저우는 <상은> 이전에는 청춘 영화 한 편에 출연한 경력이 전부인 신인 배우였다. <상은>으로 일약 스타가 된 그는 ‘천천히 걸어가다’ ‘먼지’ ‘월광’ 같은 곡을 발표하고 가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황징위는 선전 위성 TV 예능 프로그램 <급속 전진>에도 합류했고, 차기작으로 톱스타 안젤라베이비가 주연을 맡은 무협 로맨스 드라마 <고방부자상>을 확정했다. 주짓수 선수로 활동하다 모델에서 배우로 전업한 <상은>에 출연하기 전에는 이렇다 할 작품이 없었던 초짜 배우였다. 현재 그의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팔로워는 210만명. 황징위가 웨이보에 올리는 사진마다 1만명이 넘는 팔로워들이 ‘좋아요’를 누른다. 드라마의 방송은 당국에 의해 저지됐지만 출연배우들에 대한 관심까지는 막지 못한 셈이다.

<베이징|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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