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알리바바가 인수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인수한다.
알리바바그룹은 11일 성명을 내고 SCMP의 모회사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그룹으로부터 SCMP와 잡지, 디지털미디어 등을 포함한 미디어 자산을 인수하는 계약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SCMP도 자사가 알리바바에 매각됐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인수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인수 계약은 알리바바가 진행중인 사업 다양화 전략의 일환이자,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많은 중국 소비자를 겨냥한 것이다.
마윈 회장이 이끄는 알리바바가 SCMP를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은 오래 전부터 돌았고, 지난달 말 로빈 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그룹 최고경영자가 SCMP 매각 작업이 진행중임을 공개하며 인수설이 공식화됐다. 1903년 창간한 SCMP는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경영난에 시달려왔다.
알리바바가 SCMP를 인수했다는 소식을 전하는 SCMP의 온라인 기사. |
알리바바는 인수에 앞서 불거진 편집권 논란을 의식한 듯 “SCMP의 편집권 독립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SCMP는 지난해 홍콩 민주화 시위, 톈안먼 사태 25주기 등 중국 언론이 다루지 못하는 민감한 내용을 보도해왔다. 하지만 중국 기업가 마윈의 손에 넘어간 SCMP가 중국에 비판적 논조를 유지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알리바바의 SCMP 인수설이 나왔을 때 편집 독립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알리바바의 시장 지위는 중국 정부의 호의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윈이 중국 정부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뜻이다.
마윈은 최근 2013년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한 제프 베조스 아마존 회장의 행보를 비슷하게 따르고 있다. 알리바바그룹은 지난 6월 GMG홀딩스라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기업을 세웠고 10월에는 중국의 유튜브라고 불리는 최대 동영상 서비스 유쿠투도우를 인수했다.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온라인 매체들도 여럿 소유하고 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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