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노점상의 안타까운 사형 집행

베이징|오관철 특파원 2013. 9. 25. 16:2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노점상을 단속하던 청관(城管·도시관리인) 2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중국의 한 노점상에게 25일 사형이 집행됐다. 고위층에 관대한 중국의 법이 힘없는 일반 백성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여론이 거세다. 중국에서는 청관들이 무자비한 단속으로 노점상을 사망케 하는 등 자주 물의를 빚어왔다.

중국신문은 25일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시 중급인민법원이 이날 웨이보 계정을 통해 최고인민법원의 비준을 거쳐 고의살인범 샤쥔펑(夏俊峰·사진)에 대해 사형을 집행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25일 사형당한 중국의 노점상 샤쥔펑.샤쥔펑은 2009년 5월16일 부인과 함께 선양시에서 노점상으로 일하던 도중 단속중이던 청관과 분쟁끝에 2명을 살해했다. 그해 11월 사형선고를 받은 샤쥔펑은 항소했지만 2011년 5월 랴오닝성 고등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단속요원 10여명의 집단 폭행에 맞서는 과정에서 이들을 살해할 수밖에 없었다는 샤쥔펑의 주장과 목격자들의 증언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동정 여론에도 불구하고 이날 최고인민법원의 비준을 거쳐 사형이 집행된 것이다.

중국에서는 청관으로 불리는 도시관리인들의 횡포가 지탄이 대상이 돼 왔기 때문에 이번 사형집행에 네티즌들은 비난의 글을 올리고 있다. 한 네티즌은 "정상적인 자기방어 행동이었는데 어떻게 사형을 할 수 있는가"라고 적었다. 샤쥔펑의 변호인은 AFP통신에 "2년반 동안의 투쟁에도 우리는 무력했다"고 말했다. 샤쥔펑의 부인인 장징은 웨이보에 "오늘 아침 일찍 법원이 사람들을 보내 나를 남편에게 데려가 최후로 면회를 했다"고 적었다. 그는 "남편은 가족을 위해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게 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법원 관리들은 이를 거절했다"고 전했다. 샤쥔펑 부부에게는 13세된 아들이 있다.

중국 인터넷에는 또 "우리는 구카이라이와 류즈쥔의 재판에서 일어난 일을 기억해야 한다"는 글도 올라왔다.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의 부인인 구카이라이(谷開來)는 영국인 사업가를 독살한 혐의로 지난해 사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류즈쥔(劉志軍) 전 철도부장은 천문학적 비리를 저질렀지만 역시 사형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한편 중국에서는 매년 4000명 가량이 사형집행을 당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베이징|오관철 특파원 okc@kyunghyang.com >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