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군함, 분쟁해역서 좌초 뒤 탈출 '망신살'

입력 2012. 7. 15. 20:40 수정 2012. 7. 1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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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둥관호, 필리핀 해역 좌초 파장

미묘한 시기 팔라완서 '논란거리'

필리핀 "무슨일인지 알아야겠다"

즉각 마찰 피했지만 후폭풍 예고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필리핀·베트남 간에 영유권 분쟁이 가열되고 있는 민감한 시기에, 중국 군함이 필리핀 서부 해역에 좌초한 사건이 미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 국방부는 인민해방군 해군의 호위함 한척이 11일 오후 7시께 남중국해 난사군도(스프래틀리 군도)의 반월초 해역에서 정기순찰 임무를 수행하다 좌초했다고 지난 13일 밤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사고 함정은 중국 남해함대 소속 장후급의 미사일 탑재 호위함인 560-둥관호로 밝혀졌다. 사고 해역은 필리핀 서부 팔라완 지역에서 서쪽으로 약 110㎞ 떨어진 곳이며, 국제법상 필리핀의 주권이 인정되는 배타적경제수역(EEZ·해안선에서 200해리 이내) 안에 있다.

필리핀 정부는 중국의 자국 해역 침범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라울 에르난데스 필리핀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중국의 호위함이 우리 해역에 들어와 좌초했다. 우리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야겠다"며 중국 정부에 경위를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볼테르 가즈민 필리핀 국방장관도 "중국 함정이 사고 당시 이 해역을 항해하던 경위를 파악해야 한다"며 조사를 명령했다. 필리핀 국방부는 좌초한 중국 선박 주변에 다른 중국 선박 6척이 있는 것을 자국 군용기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중국 국방부는 좌초된 560-둥관호가 15일 새벽 5시께 구조 병력의 도움을 받아 좌초 상태에서 스스로 빠져나오는 데 성공했다며, 선수가 경미하게 손상됐지만 탑승 인원은 모두 무사하며 현재 항구로 돌아오는 중이라고 발표했다.

일단 사고 선박이 귀환함으로써 양국은 즉각적인 대치 상태를 피하게 됐지만, 이번 사건이 예민한 시기에 민감한 해역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후폭풍을 주시하고 있다.

필리핀 내에서는 중국이 남중국해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고의로 좌초 사건을 일으켰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 <명보> 등이 보도했다. 중국 언론들은 1999년 5월9일 필리핀의 구형 상륙함이 난사군도의 런아이초에 나타나 좌초됐다고 주장한 뒤, 이곳을 떠나지 않고 필리핀의 실질 관할 지역으로 삼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군력의 취약점이 드러났다는 분석도 있다. 군사전문가인 니러슝 상하이정법학원 교수는 "중국 해군 선박의 기술력, 해양 전투 능력이 아직 충분히 정교하지 않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필리핀 군함들과 중국 순시선들은 남중국해의 스카보러섬(중국명 황옌다오) 부근 해역에서 지난 4월부터 한달 넘게 대치하기도 했다.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행정구역으로 싼사시를 설립하면서 긴장이 커지고 있다.

한편 <신화통신>은 14일 '미국의 개입은 아시아-태평양의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론 기사를 실어, 미국이 필리핀 등을 지원하며 남중국해에 개입하는 것을 강하게 비난했다. 통신은 최근 힐러리 클리턴 미국 국무장관이 중국 주변국가들을 순방하며 명백한 '외교적 포위' 전략을 구사하고 있고, 미국이 필리핀 등을 공개 지원함으로써 남중국해 분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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