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요 전 대통령, 부정선거 혐의로 '체포'

2011. 11. 1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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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필리핀 선관위 '대선조작' 등 고발 9시간 뒤 병원서 집행

유죄확정 땐 최대 40년형…아로요쪽 "날조·정치 박해"

부정선거 혐의를 받고 있는 글로리아 아로요(64·사진) 전 필리핀 대통령이 전격 체포됐다.

필리핀 경찰당국이 18일 저녁 마닐라 시내의 한 병원에 입원해 있던 아로요 전 대통령을 체포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아로요에 대한 체포는 이날 필리핀 선거관리위원회가 그를 법원에 고발한 지 6시간 만에 체포영장이 발부되고, 그로부터 3시간 만에 영장이 집행됐을 만큼 신속하게 이뤄졌다. 아로요는 2007년 대선 당시 선거조작 지시, 국가 기금의 선거자금 유용, 외국기업으로부터 뇌물 수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아로요에 대한 체포영장이 집행됐지만 당장 구속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체포영장 집행감독관 제임스 부카요는 아로요가 입원한 병원에서 기자들에게 "아로요 전 대통령은 몸 상태가 충분히 좋아질 때까지 병원에 머무를 것"이라며 "병실 밖에 경찰관들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레일라 데 리마 필리핀 법무장관은 "아로요에 대한 사법 조처는 필리핀 선거제도의 진정성뿐 아니라 민주주의 원칙에도 엄청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1일 필리핀 대법원은 하급법원의 출국금지 결정 이전까지는 아로요 전 대통령의 '여행의 자유'를 제한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에 따라 아로요는 지난 15일 남편과 함께 마닐라 국제공항에서 '신병 치료'를 구실로 출국을 시도했으나 발목이 잡혔다. 필리핀 당국이 아로요에 대한 혐의를 수사중이라는 이유로 출국을 막은 것이다.

영장을 발부한 법원 관계자는 "정부 쪽 변호사들은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한) 모든 법적 선택권을 갖고 있으며, 병원 연금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필요하다면 체포 담당 수사관들이 아로요의 건강상태를 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로요는 자신의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또 그는 지난 15일 출국하려던 목적은 '사법 도피'가 아니라 자신의 희귀성 뼈 질환을 치료받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로요 쪽 변호사들은 "아로요에 대한 혐의는 날조된 것"이라며 "(정부가) 아로요를 무리하게 서둘러 고발한 것은 (정치적) 박해"라고 비난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압도적 지지로 집권한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은 '부패 척결'을 약속하면서, 아로요 전 대통령이 그 첫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혀왔다. 아로요는 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대 4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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