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중학생 5만명, 역사 왜곡 교과서로 배운다

도쿄 2011. 9. 3.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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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채택률 4%로 급증, 2001년 0.04%.. 100배 늘어 정치인 극우발언 확산 영향

일본 의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는 '왜곡 교과서' 채택률이 지난 2001년 0.039%에서 올해 4%를 넘어섰다. 일본 총리 등 정치 지도자들이 "일본에는 전범이 없다"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는 등 극우·군국주의적 역사관이 확산되는 분위기가 왜곡 교과서 채택률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왜곡 내용을 담은 이쿠호샤(育鵬社) 교과서 집필자로 이뤄진 '교과서 개선 모임'은 자신들이 만든 역사 교과서가 409개 중학교에서 채택됐다고 2일 밝혔다. 채택률은 3.8%로 2009년도의 6배에 이르며 이 교과서로 배우는 학생은 연간 4만5000여명에 이른다.

중학생 수만명, 왜곡 교과서 배워

이 단체가 만든 공민(사회) 교과서 채택률은 4.2%로 2009년도의 12배이다. 학생 수는 연간 4만9000여명이다. 이들 학교 학생들은 엉터리 교과서를 내년 봄부터 4년간 배우게 된다. 특히 148개 학교가 왜곡 교과서를 채택한 요코하마시가 있는 가나가와(神奈川)현은 현 전체 중학교의 43%가 이쿠호샤 교과서를 채택했다.

일본의 왜곡 교과서는 '일본교육재생기구'(이쿠호샤 교과서)와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지유샤교과서) 등 두 단체가 만들고 있다. 1997년 결성된 새역모는 일본의 식민지 침략과 전쟁 책임, 종군위안부 등을 인정하는 것은 '자학사관'이라며 교과서 개정운동을 벌여 왔다. 새역모는 산케이(産經)신문과 후지TV를 거느린 후지·산케이그룹 계열사인 후소샤(扶桑社)를 통해 교과서를 만들어 보급에 나섰지만 채택이 지지부진했다. 이 때문에 후소샤는 2007년 교과서 발행을 중단했다. 이후 새역모를 탈퇴한 인사들이 만든 일본교육재생기구는 후소샤 자회사인 이쿠호샤를 통해 교과서를 출판하고 있다.

교육재생기구는 교사들을 중심으로 좀 더 세련되게 교과서를 만들어 채택률을 높이는 전략을 취해 성공했다. 이쿠호샤 교과서는 한반도 침략에 대해 '한국의 영토를 타국(러시아)으로부터 지키기 위해서였으며 강제 병합 과정이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았다'는 등 역사를 왜곡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극우 정치인·언론 영향도 커

이쿠호샤 교과서는 태평양전쟁 중 오키나와 주민들의 집단 자살이 사실상 일본군에 의해 강요됐는데도 이를 부정하는 등 자국 역사도 왜곡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왜곡 교과서의 원조인 새역모는 출판사를 지유샤(自由社)로 바꿔서 교과서를 출판하고 있는데, 올해 교과서에서 각종 오류가 발견되면서 채택이 지지부진하다. 교과서 뒷부분에 경쟁 출판사인 도쿄(東京)서적의 2002년도판 연표를 그대로 옮겨 실은 것이 들통나기도 했다. 또 독도와 일본 오키시마(隱岐島) 간의 거리는 '약 157m'라고 표기한 지도를 싣기도 했다. ㎞를 m로 오기한 것이다.

왜곡 교과서 채택률 급상승엔 일부 극우 정치인과 언론도 기여하고 있다. 여야 150명의 의원들로 이뤄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과 산케이신문 등 극우 정치인과 언론이 이들 교과서 보급을 직·간접적으로 돕고 있다.

교과서 채택은 자치단체장이 지명한 교과서채택위원회에서 결정되는데, 우익 단체의 지원을 받은 단체장들이 늘어나면서 채택률이 높아지고 있다. 노다 총리조차 "일본에는 전범이 없다"는 극우적 역사관을 보이고 있어 왜곡 교과서가 계속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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