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태안사고(2007년 기름 유출) 바로 알렸는데, 중국은 물어봐도 외면

베이징 2011. 7. 6.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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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해만 사고 유출량 끝내 안밝힌 중국.. 우리 정부 확인 요청에 "공식 발표 봐라"

중국 국가해양국이 5일 기자회견을 통해 보하이(渤海)만에서 발생한 해상 유전 기름 유출사고 내용을 발표했지만, 중국 내에서는 "그대로 믿기 어렵다"는 분위기이다.

사고가 일어난 지 거의 한 달 후 네티즌들의 폭로가 나오고 나서야 당국이 사고 사실을 인정한 데다 그동안 말 바꾸기를 계속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는 지난달 하순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미니블로그)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그 직후 중국 당국과 중국해양석유(CNOOC)측은 언론에 "기름이 번진 해역이 200㎡밖에 안 되는 소규모이다" "유출된 기름은 10t 이하"라고 흘리며 사고를 축소하는 데 급급했다.

또 우리 정부가 우리나라 해역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중국 당국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을 때도 "공식 발표 때 보면 알 것"이라며 확인을 거부했다고 우리 당국자가 밝혔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07년 태안 기름유출사고 당시 사고 사실을 중국에 통보했다.

기름 유출 규모는 얼마나 되나

중국 당국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남는 가장 큰 의문은 기름 유출량이다. 기름 유출량에 따라 피해 규모나 환경오염 정도가 달라진다. 지난해 4월 멕시코만 기름 유출사건 당시 유출된 석유는 77만t에 달했고, 2007년 태안 기름 유출사고 때는 1만t이 넘는 기름이 흘러나왔다.

국가해양국 북해분국은 이날 발표가 있기 전까지 중국 언론에 "이번 사고는 3급 긴급 상황(기름 유출량 10t, 유출 해수 면적 100㎢ 이하)"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정확한 유출량은 추가 분석을 해봐야 알 수 있다"며 발을 뺐다.

중국 당국이 이번 사고의 피해에 대해 "840㎢ 해역의 해수가 하룻밤 사이에 1급수에서 4급수로 전락했다"고 밝힌 것도 의문을 더하고 있다. 이 정도 해역이 순식간에 오염됐다면 실제 유출된 기름이 10t을 훨씬 넘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기름이 번진 해역의 면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중국해양석유측은 비공식 언론 코멘트를 통해 "유전 주변의 200㎡ 정도"라고 주장했지만, 막상 공식 기자회견에서 공개된 면적은 B플랫폼이 158㎢, C플랫폼이 138㎢나 됐다.

연안 지역은 안전한가

중국 측은 사고가 난 해상 유전이 연안과 멀리 떨어진 보하이만 중간인데다, 기름 확산 방지 및 제거 작업을 신속하게 벌여 연안 지역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어패류 폐사 등의 피해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변 연안 지역 어민 사이에서는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 나온다. 제일재경일보는 지난 4일 "사고 해역에서 남동쪽으로 40해리(약 89㎞) 떨어진 산둥성 창다오(長島)현 쑨(孫)모씨의 양식장에서 조기와 전복 등이 떼죽음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쑨씨는 "10일 전부터 갑자기 양식하던 어패류가 떼죽음을 당했다"면서 "넓은 바다가 기름으로 오염된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당국의 발표와 달리 연안까지 오염이 확산됐다면 어류 등을 통한 2차 피해까지 우려된다.

왜 한 달이나 숨겼나

중국 당국이 기름 유출사고 사실을 발표한 이날 중국 인터넷에는 항의가 빗발쳤다. 우한(武漢)지역의 네티즌 탕즈핑(唐志平)씨는 "이렇게 큰 사고를 한 달이나 지난 시점에 발표해놓고 그걸 믿으라는 말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국가해양국측은 이에 대해 "사고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이 매우 복잡해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렇다고 초동 조치가 미흡했던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사고 발생 직후 코노코필립스측이 보내온 보고와 국가해양국 북해분국의 조치 등을 담은 27건의 문건을 공개하기도 했다.

중국 내에서는 대형 국유기업인 중국해양석유가 사고를 은폐하기 위해 로비를 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해양석유는 지난 2009년 9월과 지난해 4~5월 하이난다오(海南島) 등지에서 발생한 해상유전 기름 유출 사고도 일절 사고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중국 언론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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