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언론의 '대통령 띄우기' 사진조작 논란

2010. 9. 23.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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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CBS 박종률 특파원]

맨 뒤편에 있는 대통령을 맨 앞으로 옮겨라(!)

이집트의 한 관영신문이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백악관 사진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받고 있다.

최근 이집트의 알 아흐람(Al-Ahram) 신문은 지난 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백악관에서 열린 중동 평화협상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회담을 마치고 기자회견장으로 걸어가는 원본 사진을 조작했다.

1876년에 창간돼 이집트에서 최대 부수를 자랑하는 알-아흐람은 14일자 신문 6면에 "샤름 엘-셰이크로 가는 길"이라는 제목의 기사와 함께 무바라크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열린 중동 평화협상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과 레드 카펫 위를 걷는 사진을 실었다.

이 사진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맨 앞에 서고, 오바마 대통령 등 나머지 참석자들이 그 뒤를 따르는 모습을 담고 있다. 하지만 백악관이 촬영한 원본 사진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맨 앞에서 걷고 있고, 무바라크 대통령은 '공교롭게도' 맨 뒤에서 걷고 있었다.

알-아흐람의 이같은 '과잉충성' 사진조작은 기사 제목에서 나타난 것처럼 백악관 회담 이후 14일 이집트 휴양도시 샤름 엘-셰이크에서 열렸던 중동 평화협상을 앞두고 무바라크 대통령의 위상을 높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이집트 야권단체인 '4월6일 청년운동'은 언론의 추악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거센 비난여론에도 불구하고 함구로 일관해오던 알-아흐람의 편집장은 "'표현주의'에 입각한 당시의 사진은 중동 현안에 대한 무바라크 대통령의 특별한 역할을 간결하면서도 생생하게 표현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군색하게 해명했다.nowher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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