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바코드 수천배 용량 '보코드' 등장
(서울=연합뉴스) 여러 개의 흑백 수직선으로 이루어진 바코드에 비해 수천배나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는 `보코드'가 선을 보였다고 BBC 뉴스가 보도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이 개발한 지름 3㎜의 원형 보코드는 식품 포장에서 영양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새로운 비디오 게임 장치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
연구진은 오는 8월 초 뉴올리언스에서 열리는 시그라프(계산기 학회의 컴퓨터 그래픽스 분과) 회의에서 발표할 이 기술이 "장차 상품 내용 표시의 새로운 방식을 전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코드는 발광다이오드(LED)와 이를 덮은 작은 덮개와 렌즈로 구성돼 있으며 일반 휴대전화 카메라로 판독할 수 있다.
보코드에 담긴 정보는 덮개를 통해 흘러나오는 빛으로 부호화할 수 있는데 이 빛의 세기는 보는 각도에 따라 매우 다양하며 입력자가 정보를 어떻게 부호화하려는지 의도에 따라 빛은 밝게 나타날 수도 있고 어둡게 나타날 수도 있다.
보코드는 기존 바코드에 비해 여러 면에서 이점을 갖고 있는데 우선 크기가 바코드보다 훨씬 작고 여러 각도에서 판독이 가능하며 30㎝ 이내 거리에서만 읽을 수 있는 바코드와 달리 4~6m 떨어진 곳에서도 표준형 휴대전화 카메라로 내용 검색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보코드를 "일종의 원격 바코드라고 볼 수 있다"라면서 우선 공장이나 산업 시설에서 물건의 위치를 파악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슈퍼마켓에서 소비자는 휴대전화로 상품의 내용을 자세히 검색해 영양 정보나 가격 따위를 다른 상품과 곧바로 비교할 수 있으며 도서관의 수많은 책 속에서도 휴대전화 카메라로 원하는 책을 금방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기존 바코드에서는 불가능했던 각(角) 정보까지 담아 비디오게임이나 영화제작에 사용되는 운동포착 시스템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연구진은 보코드와 구글 스트리트뷰를 결합시키면 사용자가 거리를 지나가면서 찍은 사진들을 볼 수도 있게 된다면서 "상점이나 식당 주인들은 점포 바깥에 메뉴 등이 담긴 보코드를 내걸어 구글 트럭이 지나가면서 담겨진 정보를 퍼 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자료가 구글 맵스에 올려지면 식당 사진 바로 옆에 정보가 자동적으로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보코드 제작 비용은 개당 약 5달러로 비싼 편인데 이는 시제품에 렌즈와 전원이 연결된 LED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 기술을 더 다듬어 동력이 필요없는 반사광 방식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것이 완성되면 개당 5센트로 제작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바코드를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새로운 방식은 많은 회사와 학자들이 연구중인데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지난 2007년 개발한 HCCB와 공항 검색대에서 사용되는 RFID 등이 그것이다.
HCCB(High Capacity Color Barcode)는 다양한 색깔의 기하학적 무늬들로 이루어졌고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는 작은 전자 태그인 셈인데 이런 표시장치들은 도서관의 도서 분류와 여권 검색 등에 사용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 바코드를 대체하지는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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