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시착 美여객기의 긴박했던 '5분'

2009. 1. 1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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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AP.AFP=연합뉴스) US에어웨이 1549편 여객기의 조종석 창 밖 하늘을 갈색 새떼가 가린 것은 비행기가 이륙한 지 불과 1분30초 뒤의 일이었다. 당시 비행속도는 시속 400㎞.

곧이어 비행기 탑승자들 모두가 충격을, 그리고 고요한 정적을 느낄 수 있었으며, 3분 정도 뒤에 뉴욕 허드슨강을 활주로로 삼아 비상 착륙한 이 여객기에서는 단 한명의 사망자도 생기지 않았다.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18일 공개한 비행 기록과 조종석 음성 기록 등에 의하면 1549편 여객기의 체슬리 슐렌버거 기장은 엔진 2대가 모두 부서졌음을 알게 되자 처음에는 이륙했던 라가디아 공항으로 되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그러나 곧바로 슐렌버거 기장은 비행기의 "고도가 너무 낮고 속도도 너무 느리다"며 라가디아 공항이나 인근 테터보로 공항으로도 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

주변에 고층건물들이 너무 많아 자칫 '대재앙'을 초래할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제프 스카일스 부기장으로부터 조종간을 넘겨받은 슐렌버거 기장은 일단 기체의 수평 유지에 주력했고, 스카일스 부기장은 엔진 재시동을 몇번 시도하다 실패하자 비상착륙 절차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표준 비상착륙 절차는 3만5천피트(약 1만m) 높이에서 시작되지만 당시 1549편의 고도는 불과 3천피트(약 910m)였다.

가장 적합한 비상착륙 장소로 허드슨강을 선택한 슐렌버거 기장은 기체를 왼쪽으로 크게 선회시켰고 조지 워싱턴 브리지 위를 지난 뒤부터 그는 통근용 페리 선착장 근처의 장애물이 없는 곳을 찾아내기 위해 눈을 부릅떴다.

추운 날씨에 물 위에 비상착륙했을 때 비행기가 가라앉기 전에 구조되지 못하면 익사는 물론 동사의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괜찮아 보이는 장소를 고른 슐렌버거 기장은 고도를 조금씩 낮추면서 기내 방송을 통해 승객 및 승무원들에게 충격에 대비하라는 경고를 했고, 승무원들은 승객들에게 "머리를 숙이고 충격에 대비하세요"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이후 기체가 한차례 크게 요동쳤지만 튕겨올라가지는 않았고, 동체는 점차 안정을 찾았다.

1549편이 지난 15일 오후 3시25분(현지시간) 라가디아 공항에서 이륙 허가를 받은 뒤부터 허드슨강 위에 멈춰서기 까지는 불과 5분 남짓 지났을 뿐이었다.

키티 히긴스 NTSB 위원은 1549편 승객들 가운데 "여객기가 강물에 내려앉았음을 알아챈 사람이 없었다"며 조종기록과 음성기록 모두 사고 여객기가 새떼와 충돌했음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라가디아 공항의 관제 레이더에는 새떼가 탐지되지 않았고 비행기가 새떼와 충돌한 시점에도 공항에서는 통상적인 고도 상승 지시가 전달되고 있었다.

다만 다른 장소에 있던 레이더들의 기록을 통해 사고기의 2천900피트 고도 항로와 새떼들의 이동 경로가 겹쳤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smi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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