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년특집> ①정치..새 리더십 오바마 등장

2008. 12. 2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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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정권과 차별화된 질적 변화 예고위기관리능력.시행착오 줄이기가 관건(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 "변화의 아이콘 버락 오바마가 온다."2009년 새해 미국발(發) 변화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아니 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오바마발(發)' 변화다.

대선기간 `당신이 믿을 수 있는 변화'를 모토로 내걸고 당선된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1월 20일 취임 후 과연 미국과 세계를 향해 던졌던 희망의 메시지에 부응할 수 있느냐에 대한 관심이다.

오바마 당선인의 백악관 입성은 230여년만의 흑인 대통령 탄생이라는 역사적 의미까지 보태져 기존의 패러다임과는 차별화되는 질적인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새해는 오바마 정부 4년의 `기(起), 승(承), 전(轉), 결(結)' 가운데 `기'에 해당한다. 근본적인 변화를 위한 주춧돌을 놓는 준비의 기간이자 파종의 시기다.

우선 거함 `미국호'의 조타수가 될 오바마는 국내정치와 대외정책에서 공화당 부시 행정부와는 거리를 두는 정책을 구사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부시 정권의 모든 정책을 부정하지는 않되 민주당 정권의 정치철학과 이념, 지향점과 일치하지 않거나 국민의 반감을 샀던 정책으로부터의 결별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면적인 의료보험 실시, 해외 원유로부터의 에너지 독립, 제대로 기능할 수 있는 공교육 체계 확립, 이라크 전쟁의 책임있는 종식, 미국의 국제적인 위상 회복, 녹색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정책적 어젠다 설정은 곧 변화를 의미한다. 특히 부시 대통령이 결정하고 수행했던 이라크전은 오바마 새 대통령이 문을 닫고 나오는 상징적인 변화를 거치게 된다.

군사력과 경제제재 등 `하드 파워'가 넘쳐났던 부시 정권과는 달리 미국적 가치의 전파, 동맹국과의 사전협의 및 설득 등 `소프트 파워'가 오바마 새 정부의 대외 정책기조에서 핵심으로 자리매김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오바마는 새 정부의 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관련분야 테크노크래트를 대거 각료로 지명하는 등 변화에 시동을 걸기 위한 인적토대도 완성해 놓은 상태다.

초선 상원의원 출신인 오바마는 그러나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와 두 개의 전쟁(이라크, 아프가니스탄전) 수행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감안해 급격한 변화보다는 일단 내실을 다지면서 `안정된' 변화를 꾀할 전망이다.

내각인선 과정에서 공화당 인사 2명 기용, 여성과 아시아계(일본.중국) 각료들에 대한 배려, 노.장.청의 조화를 기한 것은 초당.탕평인사를 통해 민주당 정권의 일방통행식 통치가 아닌 국민적 합의에 기초한 거국 내각을 이끌어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국민의 의사와 유리된 변화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는 것.

이와 관련, 진보진영뿐아니라 보수진영에서도 일단 오바마 차기 행정부의 내각인선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점은 오바마가 과거 어느 대통령 당선인 보다도 우호적인 환경 속에서 출발선상에 섰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입법, 행정, 사법 3부의 견제와 균형이 잘 짜여진 미국의 권력구조상 대통령이 이끌어낼 수 있는 변화의 기대치와 한계를 오바마가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방증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과거 지미 카터 대통령이 워싱턴의 변화를 위해 워싱턴 정치와는 무관한 인물들을 기용했다가 `변화=무능'이라는 호된 여론의 비판을 받았던 전례를 감안, 오바마는 이른바 `선수'들에게 현장의 변화를 이끌어낼 책임을 맡겼다고 볼 수 있다.

퍼스트레이디 출신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국무장관 기용을 비롯해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백악관과 내각에 몸담았던 인물들을 대거 수혈한 것은 워싱턴 정치를 아는 사람들에게 워싱턴 정치의 수술을 위한 메스를 쥐여줬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오바마가 지목한 구태의연한 워싱턴 정치는 로비스트들에 의해 휘둘리는 입법 활동과 여야 정쟁으로 인한 합의정치 실종 등이다.

특히 여야 대화.합의 정치를 이끌어내기 위한 포석이 관심을 끈다. 백악관 비서실장에 하원의원 출신인 람 이매뉴얼을 앉히고, 백악관 예산국장에 의회 예산국장 출신인 피터 오재그 등을 기용한 것은 백악관과 의회의 소통을 염두에 둔 인선이다.

내각과 의회의 소통을 위해 상.하 의원들이 대거 중용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힐러리 국무, 켄 살라자르 내무장관 내정자는 현직 상원의원이고, 레이 라후드 교통과 힐다 솔리스 노동장관 내정자는 하원에서 각각 차출됐다.

하지만 변화를 위한 오바마의 정책어젠다는 경제위기라는 높은 파고로 인해 당분간 후순위로 밀려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제문제를 뒷전으로 미룬 채 변화를 위한 초강공 드라이브를 건다면 정권초기에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감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바마 입장에서는 당장 발등의 불인 경제문제를 조속히 진화하지 않고서는 자신의 집권플랜을 가동하기 쉽지 않은 처지인만큼 경제난 극복과 변혁 어젠다 추진에 조화를 기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집권 100일 이내에 새 정부의 정책 어젠다를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서 이 기간내에 오바마 정부의 정책 우선순위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CNN방송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바마 당선인에 대한 지지는 82%에 달해 후한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50%를 조금 상회하는 대선 지지를 받은 오바마 입장에서는 당선인 시절에 `원군'을 추가로 확보한 셈이다.

다만 오바마가 변화를 위한 확고한 리더십을 행사할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은 그의 인기도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로드 블라고예비치 일리노이 주지사가 오바마 당선인이 내놓은 상원의원 자리를 돈을 주고 팔려한 `매관 파문' 과정에서 드러난 오바마 당선인의 위기관리 능력은 후한 점수를 주기에는 미흡한 구석이 있다는 얘기가 적지 않다.

오바마는 변화의 중심에 서있지만, 주변은 아직 옛날식 정치와 관행에 익숙해 있다는 얘기다. 결국 오바마발 변화도 오바마 자신과 주변이 과거 정치와의 단절과 새로운 출발을 솔선수범하지 않는다면 현실화되기까지 상당한 시련과 시행착오가 예상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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