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 全大>오바마 후보수락 순간 환호와 눈물 교차

입력 2008. 8. 29. 15:43 수정 2008. 8. 2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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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약속 통해 킹 목사 꿈 되살려

(덴버<미 콜로라도주>=연합뉴스) 고승일 김재홍 특파원 =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28일 밤 흑인으로는 최초로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하는 순간, 덴버 인베스코 미식축구경기장은 터져 나오는 환호속에 검은 눈물이 흘렀다.

오바마가 경기장 안에 로마 신전 모양으로 만든 연단에 등장하는 모습이 경기장 4곳에 설치된 대형화면을 통해 나오자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인베스코 경기장은 8만여명에 가까운 청중들이 "오바마 오바마"를 연호하는 함성과 열광하는 몸짓들로 가득 찼다.

오바마는 "4년 전 여러분 앞에서 나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며 "케냐와 캔자스 출신의 저의 부모는 유복하거나 유명하진 않았지만 미국에서 그들의 아들이 가슴 속에 품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함께 가지고 있었다"라는 말로 수락연설을 시작했다.

오바마는 이번 대선을 통해 이런 믿음이 새로운 21세기의 약속으로 계속 지켜질 수 있어야 한다며 "지금 이 순간이 그리고 이번 대선이 21세기에도 미국의 약속을 계속 지켜나갈 수 있는 우리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바마는 공화당의 집권은 "8년이면 충분하다"고 말하자 인베스코 경기장에 모인 8만여명 청중들은 모두 "8년이 충분하다"를 따라하며 "우리는 할 수 있다"를 외쳤다.

이런 오바마의 후보 수락 연설 장면 하나 하나는 마틴 루터 킹 목사가 45년 전 워싱턴 링컨기념관 앞에서 "나에게 꿈이 있어요"라고 한 연설에 대한 기억을 안고 미국 전역에서 몰려든 흑인들에게 흥분이자 감동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선조부터 후손들까지 수백 년 넘게 가슴 속에 담아온 응어리를 녹게 만드는 순간이기도 했다.

미국 전역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기 위해 몰려든 오바마 후보와 비슷한 피부색을 가진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의 눈에 눈물이 고이기도 했다.

일부는 살아서 이런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혼잣말처럼 하기도 했다.

`마일 하이'의 도시인 덴버에서 만들어지는 역사의 현장을 지켜보기 위해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 왔다는 올해 65세인 맥 윌부란(사업)은 "오늘이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나에게 꿈이 있어요'라는 연설을 한 지 45주년이 되는 날이라 오바마의 후보 수락연설의 역사적 의미가 더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흑인들의 후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윌부란은 또 "오바마는 모든 피부색을 가진 사람들, 남녀노소들을 모두 모이게 했다"면서 오바마가 오는 11월4일 선거에서 차기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재닌 잭슨(40.여)은 오바마의 대선후보 수락에 대해 "전에는 결코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역사"라며 "미국과 전 세계가 이를 기다려왔다"며 자신과 같은 피부 색깔을 가진 대선 후보가 나오게 된 데 무척 고무된 표정을 지었다.

흑인이 대선후보가 된 것은 미국이 독립선언을 통해 건국한 1776년 이후 232년 만이고 아프리카에서 미국에 끌려왔던 흑인들이 1863년 1월1일 노예에서 해방된 지 145년 만의 일이다.

그리고 흑인 남성이 투표권을 부여받은 1869년으로 따지면 139년 만이다.

오바마 후보의 이날 연설은 예상과는 달리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보여줬던 감성에 호소하기보다 차분하게 향후 조세정책과 외교정책 등을 정책구상을 밝히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 오히려 눈길을 끌었다.

한편 이날 인베스코 주변은 테러 등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행사 시간 몇 시간 전부터 주변 도로를 통제하고 행사장 입구에서 보안검색을 강화하는 바람에 행사장에 들어가기 위해 햇살이 내리쬐는 야외에서 1-2시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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