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사회 양극화 계속 심화

2008. 8. 27.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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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생산성 90% 향상 불구 가구당 수입은 15% 늘어

지난해 500대 기업 CEO 연봉 노동자 연봉의 344배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미국 사회의 양극화 현상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인 정규직 남성 노동자의 평균 소득은 전년보다 1천653 달러 늘어난 4만5천113달러(약 4천890만원).

그러나 인플레이션율을 감안할 경우 여기에 1천653 달러를 다시 더한다 해도 미국인의 소득 수준은 1973년 당시 수준을 간신히 회복한 것에 불과하다.

지난 35년간 미국 노동자의 노동생산성은 90%나 향상됐지만, 같은 기간 미국 가정의 세전 수입은 15% 늘어나는 데 그친 탓이다.

이는 이윤증가분이 신기술과 장비에 투자한 주식보유자들에게 돌아간 때문으로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고소득층에 경제성장의 과실이 집중되는 부작용을 불러 일으켰다는 것이 WP의 설명이다.

실제 미 의회예산국(CBO) 자료에 따르면 소득이 상위 10%에 해당하는 고소득층이 올리는 수입이 국민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수십년간 증가일로를 걸어 왔다.

이러한 경향은 로널드 레이건과 조지 부시 대통령 등 공화당 정권뿐 아니라 민주당 정권에서도 똑같이 나타났으며, 스웨덴이나 프랑스 등 보다 경제평등주의적 기업환경이 조성된 국가에서도 마찬가지라고 WP는 지적했다.

이 결과 미국인들의 불만은 스톡옵션과 배당금, 보너스 등을 통해 엄청난 연봉을 받아 챙기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쏠리고 있다.

25일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에 따르면 지난해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77%는 CEO들이 하는 일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경제침체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던 지난해 말에도 미국 기업들은 CEO들에게 후한 연봉을 지급했다. S&P 500대 기업의 CEO들은 전년도에 비해 2.6% 인상된 평균 1천54만4천470 달러(약 114억여원)의 소득을 올렸다.

비록 인상률이 예년에 비해 다소 낮긴 했지만 이러한 금액은 보통 미국인 노동자 연봉의 344배에 달하는 것이라고 민간 싱크탱크 미 정책연구소(IPS)는 지적했다.

IPS는 30여년전에는 CEO와 일반 노동자의 연봉차가 30배에서 40배 수준에 불과했다면서, 성과급에 대해서는 일반 소득세(35%)에 비해 현저히 낮은 15%의 세금이 붙는 법률상 허점이 과도한 임금지급을 조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CEO에 대한 무제한 후불임금, 무제한 소득공제, 스톡옵션에 대한 특별 회계처리 등도 법률상 허점으로 지적됐다.

IPS는 이렇게 CEO들이 '합법적'으로 세금을 포탈함에 따라 일반 국민들이 최소 200억 달러(약 21조6천820억원)의 세금을 더 내 이들의 소득을 보전해 주고 있는 셈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WP는 공화당 대선후보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내놓은 해결책은 공화당의 전매특허인 감세정책을 답습하는 수준이라면서 이는 잠시 불만을 가라앉힐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대선후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부동산 상속세 강화와 연소득 25만 달러 이상 가구에 대한 증세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현된다 해도 세후소득 분배는 4년전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에 불과할 전망이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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