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언론 보도 '촛불효과'
[한겨레] 뉴욕타임스 "미숙한 쇠고기 외교 한국민에 모욕감"
워싱턴포스트 "부시정부, FTA 위해 모든 일 해야"
한국 안의 미국산 쇠고기 문제에 무관심하거나 한국민의 무지를 지적하던 미국 주요 언론들의 논조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지난 10일 대규모 촛불시위를 계기로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문제가 국제문제화하고 있다는 우려를 전하며, 한-미 쇠고기 추가협상에서 미국 정부의 협조를 촉구하는 기사가 나오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14일 '서울의 쇠고기'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한국인들의 반발은 불합리한 것이긴 하지만, 미국인들의 주기적인 수입품 관련 공포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부시 행정부와 의회는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되살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 타임스>의 유명 칼럼니스트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13일치 칼럼에서 "안전성 검사를 축소한 미국산 쇠고기의 검사관리 시스템에 대한 한국민들의 여전한 불신은 문제가 있지만 한국민을 비난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쇠고기 문제는 한국민의 국가적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며 미숙한 미국의 외교가 한국민들에게 모욕감을 심어줬다"고 지적했다.
두 신문은 지난 10일 대규모 촛불시위 사진을 1면 머리에 실어 보도하며 쇠고기 문제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뉴욕 타임스>는 쇠고기업자들에게 놀아난 농무부의 검역체계를 비판하고, "한국 내 쇠고기 반대 시위가 연일 계속되는 이유는 쇠고기 이상의 민족적 자존심의 문제"라는 분석기사 등을 연일 내보내고 있다. <유에스에이 투데이>도 지난 12일 '미국 쇠고기에 대한 불만'이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사람이 무엇을 먹느냐 하는 것은 대단히 인격적인 문제"라며 한국민들의 불만에 깊은 주의를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황진하 한나라당 쇠고기방미단 대표도 "처음엔 사람을 만나기도 거북했지만, 6·10 시위사태가 미국 언론에 집중 보도되면서 그들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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