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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핵무기 보유'한국언론 희대의 오보 소동

노컷뉴스 | 입력 2006.09.26 01:03

 




(※ 수정 - 한 조간신문 해명 추가)

북한 외무성 강석주 제 1부상이 대여섯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완전 오보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북한의 강석주 외교부 제 1부상이 지난 7월 평양에서 열린 북한의 재외공관장회의에서 "북한은 핵무기를 5,6기 갖고 있고, 이제 외교는 끝났다, 워싱턴은 대답이 없다, 6자회담은 시작부터 희망이 없었다, 핵실험을 할 지 우리도 모른다"고 발언했다고 미국의 동북아안보 전문 씽크탱크인 노틸러스 연구소가 최근 홈페이지(www.nautilus.org)에 게재했다.

미국 정보조사국에서 북한 업무를 담당했던 로버트 칼린이 쓴 이 글이 한국의 언론에 보도되면서 일파만파의 파문을 일으켰다.

동아, 조선, 중앙 등 한국의 유력 조간 신문들은 로버트 칼린의 이 글을 실제 강석주 북한 외무성 부상이 행한 발언이라고 25일자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실었다.

그러나 이 보도는 완전히 오보인 것으로 판명났다.

가장 먼저 이 보도를 타전한 연합뉴스는 25일 새벽 5시를 넘겨 이 보도를 전면 취소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핵무기를 대여섯기 갖고 있다는 발언은 강석주 부상이 한 것이 아니라 로버트 칼린이라는 북한 전문가가 꾸며낸 이야기로 결론났기 때문이다.

이같은 희대의 오보 사태가 발생한 것은 칼린씨의 에세이를 가장 먼저 보도한 통신사의 잘못이 크지만 이 보도를 아무런 확인이나 의심없이 신문에 싣는 일부 신문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에 대해 한 조간신문 관계자는 "오보라는 사실을 25일 새벽 2시 15분(한국시간)에 확인하고 기사를 완전히 삭제하려고 했었지만 이미 백만부 이상 인쇄됐고, 시간이 촉박해 기사를 전면 손질하지 못한 채 로버트 칼린이 창작한 글이라고만 해명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칼린의 글을 강석주 부상이 북한의 재외공관장회의에서 한 발언으로 오해한 것은, 본문을 보면 강 부상의 발언이라고 착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그동안 노틸러스의 공신력이 높았기 때문에 믿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주요 언론들의 이같은 오보때문에 포탈 사이트들도 이 보도를 크게 취급하는 실수를 범하게 됐다.

로버트 칼린의 원문을 보면 '에세이, 창작한 글'이라고 나와있지만 최초로 이 글을 번역한 기자는 이 허구를 강석주 부상의 실제 발언으로 착각한 것이다.

또 칼린의 글 첫머리에는 일반적으로 신문들이 기고문을 실을때 쓰는 상투적인 표현 문구이기는 하지만 "이 보도의 견해는 작가(칼린)의 소견들이 표명된 것이라"(The views expressed in this article are those of the author)라고 분명히 나와 있다.

"The views expressed in this article are those of the author and do not necessarily reflect the official policy or position of the Nautilus Institute"

칼린씨는 지난 14일 부루킹스 연구소와 스탠퍼드 대학교가 공동으로 주최한 북한 관련 세미나에서 이같은 가상의 글을 발표했지만 한국 언론들이 이를 확인하지않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칼린씨를 잘 아는 스탠퍼드 대학교의 모 교수는 칼린씨에게 이처럼 엄청난 한국 언론의 오보 사태를 말해줬더니 "놀라면서 다시는 한국에 갈 수가 없게 됐다"며 "어이없어 했다"고 전했다.

노킬러스측은 칼린씨 글의 파문이 확대되자 이날 밤 "강석주 부상이 북한 외교관들과 만나는 장면을 꾸며낸 가상의 연설"이라는 것과 "이 글은 북한 관리의 진짜 연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워싱턴=CBS 김진오 특파원 kimoh@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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