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유엔 연설서 "전쟁막기 위한 지칠줄 모르는 협상 필요"

입력 2015. 9. 26. 13:50 수정 2015. 9. 2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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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미국 워싱턴에 이어 뉴욕을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25일(현지시각) 오전 제70차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전쟁과 분쟁, 환경, 국제기구의 역할 등 유엔이 다루는 문제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개진했다.

역대 교황 가운데 다섯 번째로 유엔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연설을 통해 "전쟁은 모든 인권에 대한 말살인 동시에 환경에 대한 엄청난 공격"이라며 "국가간·민족간 전쟁을 피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런 목적을 위해 유엔헌장에 나와있듯이 논란의 여지가 없는 법률적 규칙을 제정하고, 협상과 중재를 위한 지칠줄 모르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교황은 연설의 많은 부분을 환경문제에 할애했다. 교황은 지구를'창조주로부터 온 사랑의 과실'로 표현하면서 "인류에게는 환경을 파괴하거나 남용할 권리가 없다"고 단언했다. 특히 그는 "환경의 파괴와 오용은 무모한 배제의 과정을 동반한다"며 "실제로, 권력과 물질적 번영을 위한 이기적이고 끊없는 갈증이 이용가능한 천연자원을 잘못 사용하게 하고, 약자와 빈곤 계층을 더욱 배제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교황은 아울러 "생태적 위기와 생물학적 다양성에 대한 대규모 파괴가 인류의 존재를 위협할 수 있다"며 오는 12월 유엔 기후변화회의에서 환경 문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기를 희망했다.

교황은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파괴무기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는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해 노력해야 할 절박한 필요가 있다. 최근 중동 등 민감한 지역에서 핵문제와 관련해 도달한 합의는 진정성과 인내, 항심을 갖고 이루어진 정치적 선의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며 이란 핵합의를 격려했다. 그는 "합의가 지속되고 효과를 내는 동시에 당사국 간 협력을 통해 희망하는 결과를 가져왔으면 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또 "국제 금융기구 등은 모든 종류의 남용과 고리대금업을 제한하는 데 유용하다"면서도 "국제 금융기구들은 국가들의 지속 가능한 개발에 신경써야 하고, 이들 국가가 억압적인 대출시스템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억압적인) 시스템은 진보를 촉진시키는 커녕 사람들을 더 심한 가난과 배제, 종속을 만들어내는 구조로 몰아넣는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교황은 이날 유엔 연설을 스페인어로 진행했다.

교황은 유엔 연설 뒤 9·11테러 추모박물관으로 이동해 종교간 미사를 집전하고, 희생자 유가족을 위로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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