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너, 교황 연설에 왜 울었나 했더니..깜짝 사임 발표

신기림 기자 2015. 9. 2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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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에 맥카시 하원 공화당 원내 대표 거론
존 베이너 미국 하원 의장 © AFP=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워싱턴 정국이 존 베이너 하원 의장(공화당)의 깜짝 사임 발표에 요동치고 있다. 의회의 내년 예산안 부결로 다음주 연방 정부 폐쇄가 우려되는 가운데 베이너 의장은 다음달 말 사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 교황 연설 직후 사임 발표 결심

베이너 의장은 25일(현지시간) 오전 공화당 원내 의원들과 회의를 마치고 435명의 하원의원들을 대표하는 의장직에서 10월 30일자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장기 집권은 모든 제도에 돌이킬 수 없는 해악을 끼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이 사임하기에 적절한 시간"이라며 "솔직히 말해 이제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이너 의장은 자신의 리더십을 걸고 제기된 또 다른 의원들간의 정쟁을 피하기 사임한다고 설명했다.

베이너 의장은 이어 그동안 가족의 지원에 감사한다고 말하면서 또 다시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 그는 전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도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카톨릭 신자인 베이너 의장은 공화당 의원들과 가진 비공개 회동에서 전일 미 의회 역사상 최초의 교황 연설을 성사시킨 직후 사임 발표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초 지난해 말 의장직을 당시 에릭 캔터 하원 원내대표에게 물려 줄려고 마음 먹었으나 캔터의 경선 패배로 이 같은 계획이 연기됐다고 말했다. 베이너 의장은 결국 올 11월 사임을 발표하려고 결심했으나 교황 연설이 끝난 다음날인 24일 아침 기도를 마치고 결국 떠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전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베이너 의장은 23일 저녁 의회를 떠나며 "교황의 의회 연설이 성사된 이제 더 이상 성취해야할 일이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 후임에 맥카시 공화당 원내 대표 거론

워싱턴 정계는 베이너 의장의 깜짝 사임 발표에 충격에 빠졌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는 정부 지출 관련 회의가 그의 사임 소식으로 온통 산만했다며 베이너의 결정이 "하원에 지진을 일으킨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베이너 의장을 "훌륭한 남자"라며 떠나기 전까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의 이 같은 발언은 공화당 주도의 의회가 대선을 앞두고 낙태 문제를 쟁점화해 내년 예산안 통과를 지연시키며 연방정부 폐쇄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한 것으로 풀이된다.

티파티 세력은 임신중절 수술을 지원하는 민간보건 단체인 '가족계획'에 대한 예산 지원 중단을 요구하며 예산안 통과를 지연해 또 다시 연방정부 폐쇄를 위협하고 있으며 베이너 의장이 티파티의 강경입장에 밀려 결국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 베이너의 후임에는 케빈 맥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 대표(캘리포니아주)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맥카시 원내 대표는 베이너와 돈톡한 관계를 유지하는 한편 티파티 보수세력과도 개인적인 친분을 쌓아온 인물로 알려졌다.

베이너 의장은 기자들에게 맥카시 대표가 "훌륭한 의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티파티 세력은 그동안 베이너 의장이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의원들에게 지나치게 양보해 민주당이 요구하는 법안들을 잇따라 통과시켰다고 비난하며 베이너 의장의 사임을 압박했다. 결국 티파티의 압박에 못 이겨 13선의 베이너 의장은 올초 3연임에 성공해 5년 동안 이어온 연방 하원 수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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