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국인이여, 노조에 가입하라"

워싱턴 | 손제민 특파원 2015. 9. 8.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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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 연설서 "노조 없는 나라, 노동자 가혹한 착취""유급 가족휴가·병가 보장해야" 의회에 입법 촉구도

“내 가족의 생계를 보장할 좋은 직업을 원하는가. 누군가 내 뒤를 든든하게 봐주기를 바라는가. 나라면 노조에 가입하겠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사진)은 7일 미국 노동절을 맞아 시민들에게 노조 가입을 권유했다.

그는 이날 광역 보스턴 노동협의회에 참석해 “톰 브래디(미국프로풋볼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쿼터백)는 노조가 있어서 행복하다”며 “브래디가 노조가 필요하다면 여러분도 노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오바마는 “내가 여러 나라를 다녀보니 노조가 없거나 금지한 나라도 많다”며 “그런 곳에서 가혹한 착취가 일어나고, 노동자들은 늘 산재를 입고 보호받지 못한다. 노조운동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바마의 노조 옹호는 처음이 아니지만, 최근 미국 노동관계위원회(NLRB)가 하청노동자들의 본사와의 단체교섭권 인정 결정을 내리며 노동운동에 힘을 실어준 뒤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최근 갤럽 조사에서 미국인들의 노조 호감도가 2008년 금융위기 때 48%로 떨어진 뒤 가장 높은 58%로 나타났다. 갤럽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노조가입률은 12% 수준이다.

오바마는 이날 연설에서 노조에 부정적인 공화당 대선 주자들을 향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그들이 꿈꾸는 세상에서는, 이 나라를 성장시키고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유일한 방법은 백만장자, 억만장자의 세금을 깎아주고 금융기관과 오염원들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다. 그러고 하늘만 올려다보면서 어딘가에서 번영이 뚝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식이다.” 오바마의 연설이 열리는 중에도 행사장 밖에서는 노조의 시위가 벌어졌다. 매사추세츠대중교통노조(MBTA)가 민영화 반대 시위를 벌였고, 특이하게 보스턴 경찰노조가 오바마에게 항의했다. 이들은 경찰이 법 집행 과정에서 당하는 폭력에 항의하며 “모든 생명이 중요하다”고 외쳤다고 보스턴헤럴드가 전했다.

오바마는 이날 미국이 유급 가족휴가와 병가가 없는 유일한 선진국이라며 의회가 초당적으로 입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워싱턴 | 손제민 특파원 jeje1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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