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커밍아웃 파장.. "전세계 동성애자 권리에 보탬될 것"

남지원 기자 2014. 10. 3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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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은 포춘 500대 회사의 CEO 중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힌 사람이 됐다. 하지만 쿡은 다른 어떤 CEO들과도 다르고, 애플은 다른 어떤 회사와도 다르다. 애플은 포춘 500대 회사 중 가장 수익성이 있는 회사이며, 가장 존경받는 그룹으로 이 잡지의 연간 랭킹에서 1위를 차지했다" 뉴욕타임스는 애플 CEO 팀 쿡의 커밍아웃이 미칠 영향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내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며 30일 커밍아웃한 쿡의 결단이 미국 산업계와 전세계의 동성애 권리운동에 보탬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동성애자 권리운동 진영에서는 환영과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플로리다 C1파이낸셜의 이사이자 상장기업 이사로서는 처음으로 커밍아웃한 동성애자인 트레버 부르게스는 "그는 글로벌 비지니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목소리를 가진 사람"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는 "진정한 리더가 무엇인지 보여 준 팀 당신에게 감사한다"고 썼고, 순다르 피차이 구글 부사장은 쿡에게 트위터로 "정말 감격스럽다. 이번 일이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빌 클린턴 미국 전 대통령은 트위터에 "남부의 아들이며 스포츠광인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보낸다. 당신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썼다. 이는 쿡이 커밍아웃하면서 기고한 글에 "사회가 진보한다는 것은 한 개인이 성적 지향성, 인종, 성별만으로 규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다. 나에게는 개발자이며 삼촌, 자연 찬미자, 스포츠광, 남부 출신이라는 여러 정체성이 있다"고 말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들은 쿡의 커밍아웃이 수많은 기업들의 동성애자 차별 관행에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CNN은 최근 미국 노동자들 중 53%가 직장에서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숨기고 있으며 35%는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 완전히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동성애자 인권캠페인의 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미국 29개 주에서는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직원을 해고하는 것이 여전히 합법이다. 여전히 동성애에 대한 문화적, 법적인 차별이 심각한 아시아나 이슬람권 국가의 기업인들에게 쿡의 커밍아웃이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쿡의 커밍아웃이 동성애에 비우호적인 중국과 중동, 러시아 시장에서의 애플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애플은 최근 이란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란은 동성애를 엄격히 금지하며 심지어 동성애자를 사형에까지 처하는 나라다. 대형 시장 중 하나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동성애 정서도 문제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소비자들의 애플 제품에 대한 관심이 이 일로 사그라들 것 같지는 않다"며 쿡의 커밍아웃이 애플의 아시아 시장 사업에 문제가 될 거란 가능성을 낮게 봤다. 30일 나스닥에 상장된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0.34% 하락했지만, 시장은 쿡 커밍아웃의 영향이 아니라 다른 기술주와의 동반 부진 현상으로 보고 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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