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되고 싶다"는 딸 위해 진짜 나라 세운 아버지

남지원 기자 2014. 7. 15.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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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딸이 "공주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하자 아버지는 아프리카 한복판에 왕국를 세웠다. 갑부나 왕족이 아니라 평범한 아버지가 한 일이다. 미국의 한 아버지가 공주가 되고 싶어하는 딸을 위해 어떤 국적에도 속하지 않은 영토를 찾아 나라를 세웠다고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광업에 종사하는 세 아이의 아버지 예레미야 히튼은 지난 겨울 6살 난 딸 에밀리와 놀아주던 중 "나도 공주가 될 수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히튼은 딸의 진지한 질문을 묵살할 수가 없어서 진짜 왕국을 세우기로 결심했다. 검색에 검색을 거듭한 그는 결국 아프리카의 이집트와 수단 국경 사이에 있는 '비르 타윌'이라는 주인 없는 사막을 찾아냈다. 이 땅은 이집트와 수단의 국경 분쟁으로 인해 누구의 땅도 아닌 채로 남아 있었다.

이 지역의 소유권을 주장하기 위한 온라인 상의 시도는 여러 번 있었지만, 히튼은 실제로 이 지역을 여행하고 깃발을 꽂으면 자신의 소유권이 인정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히튼은 에밀리의 생일인 지난달 16일 이집트를 통해 이 사막을 찾아 왕관과 별이 그려진 가족 깃발을 꽂았다.

히튼은 약 2080㎢ 넓이의 이 사막에 대한 자신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아이들과 함께 이 땅에 '북수단 왕국'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친구들에게 딸을 공주라고 불러달라고 말했다. 그는 수단·이집트가 자신이 세운 왕국을 인정해주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아프리카연합(AU)에 왕국 건설을 위한 도움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예레미아 히튼이 설립을 선포한 '북수단공화국'의 위치

미국 리치먼드대학의 셰일라 카라피코 정치·국제학 교수는 AP통신에 히튼 가족이 이 땅에 대해 실질적인 정치적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으려면 인근 국가들과 유엔 등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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