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V 감염 신생아 치료길 열리나
미국 과학자들이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바이러스(HIV)에 감염된 채 태어난 신생아를 구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또다시 내놨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한 해 30만명가량의 영유아 에이즈 환자들 치료에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밀러어린이병원 의료진은 HIV를 갖고 태어난 신생아에게 생후 48시간 내에 항레트로바이러스(antiretroviral) 약제를 투여한 결과 음성반응이 나타났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지난해 미 미시시피의과대학이 태어난 지 30시간도 안 된 영아에게 약물 병용 치료법을 시행해 치료했다고 발표한 뒤 두 번째 성공 사례다. 이번 연구결과는 '종양 바이러스·기회감염 학회'(CROI) 콘퍼런스에서 보고됐다.
롱비치 의료진은 지난해 4월 HIV 감염 여성이 출산한 영아에게 AZT, 3TC 등 세 성인 에이즈 치료제를 혼합 투약했다. 혈액검사 결과 영아는 HIV에 감염된 상태였지만 이번 조기 치료로 생후 6일째부터 HIV가 감지되지 않았다. 하지만 완치된 것은 아니다. 이 영아는 생후 11개월인 지금까지도 약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이본 브라이슨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교수는 "아직은 '치료'나 '쾌차'라고 표현하긴 힘들다"면서도 "이렇게 빨리 HIV가 사라진 것은 놀랄 만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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