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440억달러"..애플 '역외탈세' 꼬리잡혔다

2013. 5. 2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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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미 상원 '애플 세금회피' 조사 발표

저세율 아일랜드에 셸컴퍼니 설립

세계시장 이익 이전하는 수법 써

"미 세법 결함 이용 합법적 회피"

새달 G8 회담서 국제공조 논의

그동안 소문만 무성하던 애플의 '역외 탈세' 의혹을 뒷받침하는 미국 의회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애플의 세금 회피 수법이 공개됨에 따라 다국적기업의 탈세를 막으려는 국제 공조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원 상설조사위원회는 애플이 조세피난처인 아일랜드에 '셸컴퍼니(이름뿐인 회사)'를 세워 이익을 옮기는 따위의 수법으로 지난 4년 동안 440억달러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내용의 조사 보고서를 20일 공개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의 의회 증언을 하루 앞두고 공개된 이 보고서는 애플에 대한 의회의 강경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애플의 세금 회피 수법의 핵심은 아일랜드에 설립한 애플 오퍼레이션스 인터내셔널(AOI)과 그 자회사다. 이 회사는 직원이 한 명도 없는 빈껍데기 회사인데, 애플은 이 회사와 자회사인 애플 세일즈 인터내셔널(ASI)에 세계 시장에서 거둔 이익을 옮겼다. 아일랜드의 법인세율(12%)이 미국(35%)의 3분의 1 수준인 점을 악용한 것이다. 더구나 애플은 최근 아일랜드에 유럽 본부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2% 미만의 세율을 적용받기로 아일랜드 당국과 합의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애플에 따르면 애플 오퍼레이션 인터내셔널은 2009~2011년 동안 애플이 해외 시장에서 거둔 소득의 30%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미국은 물론 아일랜드에서도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 특히 2009~2012년 동안 300억달러를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이 기간을 포함해 지난 5년간 소득세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또 애플은 2009~2012년 동안 740억달러의 이익을 애플 세일즈 인터내셔널로 이전해 세금을 거의 내지 않았다.

하지만 보고서는 "애플이 세금을 줄이려고 불법 행위를 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미국 세법의 결함을 이용한 '합법적' 세금 회피"라고 지적했다. 애플도 "세금을 낮추려고 비열한 술책을 쓰지 않았다"고 항변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애플의 탈세 의혹을 민주·공화 양당이 모처럼 한목소리로 비난했다. 조사를 지휘한 칼 레빈 민주당 상원의원은 "애플이 탈세의 성배를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존 맥케인 공화당 상원의원도 "애플은 미국 최고의 납세자인 동시에 최고의 세금 회피자"라고 가세했다.

한편, 애플에 대한 미 의회의 조사 결과는 다음달 북아일랜드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서도 주요 안건이 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은 애플과 구글 등 다국적기업들의 탈세를 막을 국제 공조를 촉구할 것이라고 영국 방송 <비비시>(BBC)가 보도했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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