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차세대 전투기 F-35 프로젝트에 낚였다"

워싱턴 2013. 3. 12.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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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 보도 "이점 부풀리고 비용 낮게 책정.. 뒤늦게 알아도 못 빠져나와"

미국의 차세대 전투기 F-35 프로젝트에 대해 미국 내에서 "이점은 부풀리고 비용은 실제보다 낮게 책정한 유인 상술(bait and switch)"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설계 결함으로 문제가 잇따르고 개발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치솟고 있지만, 제작사 록히드마틴의 교묘한 전략과 국방부의 무능이 어우러져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애물단지가 됐다는 것이다.

한국군도 차세대 전투기로 고려 중인 F-35는 스텔스 기능과 수직 이착륙, 전장의 360도 입체영상 재현 등의 기능을 탑재한 최첨단 전투기다. 하지만 전직 국방부 분석관 척 스피니는 WP 인터뷰에서 "타산이 안 맞는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이미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WP에 따르면 록히드마틴은 모형을 만들어 평가를 한 뒤 생산에 들어가는 전통적 방식 대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오류를 확인하면, 시험비행 전에라도 생산과 구매를 진행할 수 있다"는 새로운 제안을 했고 이는 채택됐다. 국방부는 결국 2007년 시험 비행도 없이 F-35 생산을 결정했고, 현재까지 이미 65대를 구매한 상태다.

하지만 이후 실시된 시험비행에서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잡아내지 못했던 각종 오류가 발견됐다. 2010년 동체 균열 문제로 성능 실험이 중단된 데 이어 지난해 12월 해병대 모델 F-35B의 동체 밑면 칸막이벽에서 또다시 균열이 발견됐다. 설상가상으로 필수 소프트웨어마저 이상이 발견됐다.

또 F-35는 애초 동일한 기체에 약간의 변형만 가해 공군·해군·해병대에 각각 적합한 전투기를 생산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할 예정이었다. 부품의 70%를 동일 사양으로 만든다는 계획이었지만, 각군의 요구를 받아들이다 보니 동일 부품은 30%로 줄었다.

이처럼 주먹구구식 개발과 생산이 이어지면서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증가해 대당 8180만달러이던 개발 비용은 1억6200만달러가 됐다. 2001년 록히드마틴은 2852대를 2330억달러에 공급할 수 있다고 했지만, 현재 국방부는 2443대를 구입하는 데 3971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 국방부 관리는 "전투기 개발을 완료한 뒤가 더 악몽이 될 것이다. 향후 50년간 비행·유지 총비용이 최대 1조1000억달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 같은 문제점이 마구 불거지고 있는데도 F-35는 '정치 공학'에 의해 계속 추진되고 있다. 록히드마틴이 45개 주에 걸쳐 있는 부품업체들을 납품사로 선정해 고용 효과가 13만3000명에 이르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의원이 이를 지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전 행정부에서 예산 삭감 강풍이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서도 F-35는 무풍지대다.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배리 블레이크먼은 "기술적 문제를 고려할 때 이제 이 F-35프로젝트를 폐기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할 때지만 정치권에선 누구도 나서서 이 같은 주장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상한 구매 방식으로 인해 시험비행을 끝마치는 2017년에는 이미 365대를 구매한 상태가 된다. 그때 가서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이를 폐기하려면 구매·개발 비용을 합쳐 1240억달러를 허공에 날려야 한다.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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